주상복합 단지의 '변신'..'애물단지'서 '백조'될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3-22 13:2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중소형 구성에 관리비 절감 앞장..판상형 설계도 늘어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주택시장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던 주상복합아파트가 옛 영광 재현에 나섰다. 몸집 줄이기와 관리비 절감 등으로 대변신을 시도하면서 수요자 잡기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주상복합아파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 집값 하락를 주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2일 국토해양부의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표 주상복합단지인 서울 도곡동의 타워팰리스1차(전용면적 174㎡) 매맷값은 2월 현재 22억7000만원으로 일년 전보다 무려 10억원 가량 떨어졌다. 가격 급락의 원인으로는 대형 평형 위주 구성에다 낮은 전용률, 높은 관리비, 통풍·환기 불편 등이 꼽힌다.

도곡동 T공인 관계자는 “시장 호황기 때는 초고층 주상복합단지가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에는 쾌적하게 조성되는 일반아파트에 비해 매력이 많이 줄면서 가격도 약세”라고 전했다.

하지만 요즘 공급되는 주상복합단지는 예전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발맞춰 중소형 비율을 높이는가 하면 일반아파트 수준의 관리비와 착한 분양가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 단점으로 지적됐던 낮은 전용률과 환기문제 등을 보완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C1블록에서 공급할 주상복합단지를 전용 67㎡ 단일 면적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이 단지에는 욕실과 주방의 공간을 활용해 기존 평면보다 20%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전용 평면 ‘스마트셀’이 적용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중소형 주택을 선호해 아예 단지 전체를 중소형으로 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짓고 있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은 전용률을 일반아파트와 비슷한 78~79%까지 끌어올렸다. 3면 개방형인 열십자(十)로 설계해 조망권도 높였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거실과 안방에 슬라이딩 이중창을 설치해 기존 주상복합아파트의 최대 단점인 통풍과 환기 문제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신탁이 서울 중구에서 분양 중인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는 건물 외벽에 단열재를 두른 ‘외단열공법’으로 지어진다. 외부에서 받는 열을 차단하고 집 안에서 나가는 에너지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단지 분양 담당자는 “태양열 발전기와 대기전력 차단 시스템도 설치해 일반아파트 수준까지 관리비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진을 털기 위한 건설사들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주상복합 분양시장에서도 ‘봄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호반건설이 지난해 말 광교신도시에서 공급한 ‘호반 서밋 플레이스’는 최고 17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됐다. 이 단지는 주상복합에 많이 적용되는 탑상형 대신 채광·통풍·환기가 우수한 판상형을 채택했다. 5년 임대 후 분양 전환이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는 대우건설의 ‘아트윈 푸르지오’(604가구)가 이달 초 청약에서 평균 1.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같은 시기 인근에서 공급된 아파트 ‘송도 더샵그린워크2차’(643가구, 청약 경쟁률 1.15대 1)보다 선전했다. 이 단지는 인근 일반아파트보다 분양가를 3.3㎡당 100여만원 싸게 책정했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주상복합단지가 실용성과 대중성을 무기로 수요자들을 유혹하고 있다”며 “하지만 주택시장이 워낙 침체한 상황인 만큼 변신에 나선 주상복합단지도 당장 투자 가치가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