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 등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화권 두 번째 부자인 선훙카이(新鴻基 신훙지) 부동산 그룹의 회장인 콕씨 형제 토마스 콕(郭炳江 궈빙장)과 레이먼드 콕(郭炳聯 궈빙롄)이 전 홍콩 정무사장(총리급)을 역임한 라파엘 후이(許仕仁 쉬스런)와 결탁해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홍콩 내 반(反)부패 기관인 염정공서(廉政公署)에 체포됐다. 홍콩에서 총리급 인사가 부정부패 비리 혐의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염정공서는 29일 웹사이트를 통해 “홍콩 상장회사에 재직하는 두 명의 고위 경영진과 정부의 전직 고위 관리가 ‘뇌물방지 조례’ 위반 및 공직자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또한 두 명의 고위 경영진 외에 또 다른 고위급 경영진 1명 및 4명의 직원이 이번 비리 혐의에 연루돼 얼마 전 염정공서에 체포됐으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후이는 과거 홍콩 정무사장 역임 시절 선훙카이 그룹에서 특별 고문직을 맡았으며, 선훙카이가 건설한 호화주택에서 거주했었다. 뿐만 아니라 후이는 당시 정부 측 기밀을 선홍카이 측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어 그가 재벌과 결탁해 비리를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라파엘 후이는 지난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발발 당시 홍콩 금융위기를 해결한 최대 공신인 인물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는 지난 70년대 염정공서에서 근무한 적도 있다.
이번 비리사건으로 선훙카이 그룹은 향후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위급 경영진 7명 중 3명이 비리혐의로 체포된 상태인 데다가 1명은 지난 28일 세상을 떠나 남은 3명의 경영진이 회사를 꾸려 나가야 하기 때문.
그러나 선훙카이 그룹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비리 사건이 그룹의 정상적인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홍콩 증시에서 선홍카이 그룹과 관련 자회사 거래는 잠정 중단됐으나 30일 오전부터 다시 재개됐다.
선홍카이 그룹은 현재 시가총액 3000억 홍콩 달러(한화 약 43조8000억원)의 거대 부동산 재벌 그룹으로 부동산뿐만 아니라 금융·통신·IT·물류업 등 다양한 방면에 종사하고 있다.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콕씨 형제는 총 자산 183억 달러로 포브스가 선정한 중화권 2대 재벌이자 전 세계 27대 부자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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