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없고 테마주만 덩그러니 남은 코스닥, 악몽 되살아나나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코스닥시장이 좀체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날 폭락으로 500선 마저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주도주는 보이지도 않고, 그동안 이끌었던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 관련주도 침체된 상태다. 심지어 코스닥시장을 주도했던 이벤트성 테마주들도 힘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부진보다 더 심각한 것은 분위기다. 디스카운트라고 하기에는 실적과 비교하면 저평가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시장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한 코스닥시장이 반등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추정한 올해 추정치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39배인데, 코스닥시장은 11.25배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많이 빠진 것 같지만 코스닥은 여전히 실적대비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엔터주가 코스닥시장을 이끌던 주도주로 존재했었다.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2만원을 밑돌던 에스엠 주가는 하반기에 5만원선까지 치솟았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10위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었다. 전 세계적으로 몰아친 ‘K팝’ 열풍을 타고 새로 상장된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등 엔터주가 코스닥시장을 이끌었다.

안철수연구소를 필두로 하는 정치테마주도 주도주 역할을 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정치테마주에 대한 매수가 이어지면서 시가총액 5위 종목으로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정치테마주가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 방침과 부진한 실적에 큰 타격을 입고 있고, 엔터주가 주춤하면서 코스닥시장을 이끄는 주도주는 실종된 상태다. 지난 이틀간의 거래일에도 올랐던 종목은 방산주가 유일하다.

시장의 유동성이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으로만 쏠리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그만큼 코스닥에 투자했던 자금들도 두 종목으로의 전환을 위해서 연일 코스닥시장에서 빼내기 바쁘기 때문이다.

김용식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현재 삼성전자나 현대차에 대한 수급이 몰리는 상황”이라며 “두 종목이 선전이 안정감을 가져와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기관이 두 종목으로 쏠리는 차별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만큼 코스닥시장이 500선 사수의 힘겨운 시험대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500선 붕괴도 제기하고 있다.

추연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으로 시장에서 퇴출되는 코스닥 종목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코스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시즌에 돌입했는데 코스닥의 경우, 실적 기대감이 낮다“며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에 최근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기업은 셀트리온, 인터플렉스, GS홈쇼핑, 태광 등 4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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