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이날 부활절 행사 시작을 알리는 미사에서 성직자의 독신과 순종 서원을 강론하면서 “일부 유럽 국가에서 몇몇 성직자가 이 서원을 부정하고 나섰다”고 했다. 교황은 여성은 물론 결혼한 남성도 사제 서품을 받도록 하자고 주장하는 오스트리아의 소위 ‘성직자 이니셔티브’ 등의 실명은 직접 거명하지 않았으나 이를 비판한 것이다.
교황은 “이 성직자들은 여성 사제 서품에 관해 교회가 이미 명백하게 결정한 것들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의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생전에 “교회는 여성에게 사제 서품을 할 권한을 주님으로부터 부여받지 않았다”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 이는 요한 바오로 2세도 ‘변경이 불가능한’ 것임을 밝히며 분명하게 거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 교회는 예수의 제자가 모두 남성이라는 점을 들어 여성의 사제 서품을 금지하는 교리는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1994년 여성을 사제직에 서품할 수 없다는 교령(敎令)을 발표했다. 2008년 교황청은 “여성에 사제직을 서품하는 주교와 해당 여성의 행위는 가톨릭 교회법에 저촉되므로 ‘자동 파문’한다”고 발표했다.
여성 사제 서품 지지 세력은 그리스도가 당대의 사회 관습을 따라 남성만을 사제로 삼은 것이라며 변화를 요구한다. 이들은 여성에게 사제 서품을 허용하면 사제의 수가 부족해 발생하는 문제도 해소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변화 요구는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 호주 등지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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