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기준금리는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금통위원이 대거 교체됐다는 점에서 ‘인하’가 언급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통위는 김중수 한은 총재와 임승태 위원을 제외하면 모두 물갈이됐다.
총 7명의 위원 가운데 박원식 부총재와 문우식·정해방·하성근·정순원 위원 총 5명이 새로운 얼굴들이며, 시장에서는 이들을 ‘비둘기파(온건파)’로 분류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오창섭 연구위원은 "지금껏 기준금리 동결에는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이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금통위원들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일부 ‘인하’를 지지하는 소수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채권시장에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3.7%에서 3.5%로 0.2%포인트 하향조정하는 등 내수 위축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과 비둘기파 우위의 금통위 구성이 맞물리면서 주요 신흥국들과 같이 인하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오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현재 경제여건상 통화정책은 ‘동결’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1분기부터 한국경제의 회복국면이 재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등 세계 경제도 1분기가 저점을 찍는 모양새”라며 “경제에 큰 충격이 없는 한 올해 기준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취약계층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도래에 따른 상환부담 등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 등이 대두되면서 내년에 기준금리가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그 속도와 수준은 느리고 완만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타 전문가들 역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지속, 높은 물가 불안을 들어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경기부양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은 다소 경기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고용지표 개선과 서비스업 지수 하락 등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물가 상황을 보면, 지표상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5%로 전월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으나 석유류와 전기 및 수도, 가스와 농축산물 등의 제품 물가는 평균 4% 이상 올랐다. 체감 물가는 아직까지 높다는 얘기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에 관련해 “국내 실물경기가 다소 어려운 수준이나 현재 기준금리 수준인 3.25%는 상당히 낮은 레벨인 데다 현재 1130원대인 환율 수준은 수출 경쟁력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보다 더 어려울 때를 대비해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역시 “물가 수준이 낮은 것은 무상복지정책의 영향이며 레벨 자체는 여전히 높아 금리 인하를 언급하기엔 이른 상황”이라며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2회 이상 올려야 정책적 의미를 가지는데 지금으로서는 추가 인상이 어려우므로 연내 동결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