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오너家 반년 만에 자사주 사들이는 이유는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대신증권 오너 일가의 자사주 ‘쇼핑’이 반년 만에 재개됐다. 지난해 8월 이후 잠잠했던 이들의 지분확대는 6개월간의 휴식기를 끝내고 지난 4월부터 회장 모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 4월 이후로만 최대 18차례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 증권사는 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친족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오너 지분이 적어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돼 왔기에 잇따른 자사주 매입은 주가 증시폭락에 따른 저가에 지분을 늘리는 효과와 주주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으로 시장 일각에서는 관측했다.

11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60)은 지난달 25일 1500주 매입을 시작으로 지난 9일까지 총 9차례에 걸쳐 2만600주를 사들였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이 회장 지분은 59만6402주(발행주식 대비 1.33%)에서 61만7002주(1.37%)로 늘었다.

이 회장 장녀인 양정연 대신증권 동경사무소 부소장(35)도 지난달 4일 3000주를 사들이면서 자사주 쇼핑을 시작했다. 지난 9일까지 총 18차례의 장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며 7만800주를 늘렸다. 이에 따라 양 부사장이 보유한 대신증권 주식은 39만6280주(0.88%)에서 46만7080주(1.04%)로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에 30차례, 2009년에도 42차례 오너일가의 주식 매입 공시를 한 바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현재 이 회장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더해 2008년 말에 비해 23만2570주, 이어룡회장의 아들이자 대신증권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고 알려진 양홍석 대신증권 부사장은 41만220주, 양정연 부사장 6만7880주가 늘었다.

하지만 양홍석 부사장과 양정연 부사장의 자사주매입소식은 지난 5월 이후 뚝 끊겼고 이어룡회장도 8월30일을 마지막으로 자사주매수를 멈췄다. 6개월 만인 지난달 자사주 매입이 재기된 것이다.

대신증권은 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친족경영을 펼치고 있는 회사다. 이어룡 회장은 창업자인 양재봉 전 회장의 며느리다. 하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회사의 지분이 9.26%에 불과해 최근 몇 년 동안 시장에서는 꾸준히 M&A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 회장의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은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다하려는 의지 표현이며, 현재 회사 주가가 다른 증권주들에 비해 저평가돼 있고 향후 성장성을 감안했기 때문”이라면서 “적대적 M&A 가능성을 염두에 둬서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 수장의 자사주 매입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오너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회사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많이 저평가됐다고 생각될 때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편”이라며 “유보자금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주주가치를 궁극적으로 높이는 길이겠지만 역으로 성장성(신규사업·M&A)을 지나치게 훼손할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신증권 오너 일가의 지속적인 지분 매입에도 주가는 되레 하락했다. 매입을 재개했던 지난 4월 이후 주가는 되레 1만원선을 내주며 9700원선까지 하락한 상태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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