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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트 스네데커. [미국 폭스스포츠 홈페이지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빌린 드라이버, 그리고 한 시간전에 프로숍에서 산 퍼터로 승리를?
프로골프 세계에서 좀처럼 보기드문 일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미국PGA투어프로 브랜트 스네데커(31· 미국)다.
스네데커는 17일(현지시각) 스페인 안달루치아의 핀카 코르테신코스에서 시작된 유러피언투어 볼보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했다.
그에 앞서 월요일인 1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하던 중 비행기가 스페인의 다른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위급한 심장병 환자 때문이었다. 스네데커는 비행기를 갈아타느라 짐을 몽땅 잃어버린 채 숙소에 도착했다. 대회 1라운드가 시작될 때까지도 짐이 도착하지 않았다.
그는 드라이버는 동료 프로인 존 센든(호주) 것을, 아이언은 다른 데서 빌렸고, 퍼터는 대회직전 프로숍에서 하나 구입했다. 클럽 10개만 갖춰 임시백에 넣은 채 1라운드를 시작한 것.
그의 1라운드 상대는 토마스 비욘(덴마크). 스네데커는 세 홀만에 3up으로 앞서갔다. 4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오르자 자신의 원래 골프백이 도착했다.
스네데커는 경기위원에게 말한 후 3번우드, 하이브리드, 로브 웨지, 퍼터를 보충했다. 그래서 합계 14개 클럽이 됐다. 스네데커는 여섯 홀이 지날쯤 5up으로 간격을 더 벌렸고 결국 5&4로 이겼다.
스네데커는 경기 후 “특이한 날이었다. 조금전 프로숍에서 구입한 퍼터는 몇 백 달러는 할 터인데 아직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다행히 이겼으니 그 퍼터는 값어치를 했다.”고 말했다.
출전선수 24명 가운데 유일한 미국 선수인 스네데커는 대회 초반 우여곡절을 겪으며 2회전에 올랐다. 최종 성적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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