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독일 국채로 향한 투자자들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유로존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로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독일 국채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독일의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처음으로 2%나 하락했다. 독일의 대출비용은 최저수준으로 하락하며 이날 독일은 2년만기 국채를 제로금리로 발행했다. 씨티은행의 마크 스콜필드 글로벌 전략가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25%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BNP파리바스의 나사니엘 팀브렐 휘틀 국채시장국 국장은 "정말 놀랍다. 독일이 여전히 유럽 최고의 안전자산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FT는 이같은 독일 국채의 인기는 오히려 독일의 경제 비관론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전했다. 이들은 독일이 유로존 경제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긴축카드가 오히려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했으나 투자자들이 독일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로존 경제의 불안이 독일의 국채로 이어졌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며 독일의 국채 수익률도 떨어졌다. 유로존의 경제위기가 독일의 시장신뢰와 반비례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독일 국채에 대한 높은 인기를 우려했다. 독일이 유로존 내 다른 국가보다 뛰어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이 국내총생산(GDP)대비 채무 비율이 81%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프랑클린 템플리톤의 존 벡 글로벌채권국 국장은 "독일 다른 국가보다 채무액이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부 사람들은 독일이 왜 이러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로존 경제가 계속 악화되면 결국 독일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막대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의 비용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독일의 부담액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헨델슨 글로벌투자의 데이비드 제이콥 투자관리국 국장도 "독일은 대외신용도가 높아질수록 그만한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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