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명칭 변경?…금융당국 입장 변화에 업계 '혼란'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저축은행 명칭을 두고 금융권이 시끄럽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까지 저축은행 명칭 변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오다, 5월 초 3차 구조조정 발표 후 저축은행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2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저축은행 명칭에서 ‘은행’을 뗀 ‘저축금융회사’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남은 저축은행을 불안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명칭 변경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밝힌 지 불과 반년 만이다.

현 저축은행은 상호신용금고로 출범해 지난 2002년 명칭이 변경됐다. 서민금융기관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은행’이라는 명칭이 붙게 됐지만 이후 부실과 불법 비리가 난무하면서 ‘은행’ 명칭 변경 논란이 다시 불거지게 됐다.

특히 저축은행이라는 명칭이 시중은행과의 구분이 모호해, ‘은행장’이라는 명칭도 ‘대표’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앞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저축은행 명칭 변경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은행’ 명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명칭 변경을 검토할 수 있으나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변경될 명칭에 대해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작명이 이뤄지고 있지만 금융위에서 정식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며 “저축은행이 저축금융회사로 바뀐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에서도 명칭 변경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우선 명칭이 변경되려면 저축은행법이 개정돼야 하는데, 입법예고 등에 관한 사항은 금융위에서 먼저 거론돼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입장 변화에 따라 저축은행 업계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이미지가 좋지도 않은데 명칭까지 바뀌게 되면 예전 신용금고 때와 다를 게 없어진다”며 “우리는 저축은행 명칭 그대로 가는 것이 좋지만 금융당국에서 결정을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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