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데일리 메일과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과학자들이 스티븐 호킹 박사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호킹 박사의 뇌를 '해킹'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호킹 박사는 자신의 뇌파를 탐지해 분석용 컴퓨터에 뇌파 신호를 보내주는 아이브레인(iBrain)이라는 뇌파해독장비 실험에 참여해 왔다.
'아이브래인'은 미국 스탠퍼드대 필립 로우 교수에 의해 개발된 장치로, 성냥갑만 한 장비에 3개의 전극을 부착하면 장치 사용자가 어떤 생각을 떠올릴 때 형성되는 뇌파 패턴이 컴퓨터에 기록되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이 뇌파를 분석하면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브레인이라는 장치를 머리에 부착한 호킹 박사는 오른손과 팔을 움직이는 생각을 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그 결과 일정한 뇌파가 발생됐다. 연구진은 향후 이 뇌파를 문자나 단어, 문장으로 변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우 교수는 "아이브레인은 성냥갑 크기로 매우 작고 가벼워서 호킹 박사의 뇌에 삽입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것을 이용해 호킹 박사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간에 실시간으로 그의 뇌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장치가 우리의 뇌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흥분된다"면서 "인간이 처음으로 인간 뇌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아이브레인이 수면장애나 우울증, 심지어 자폐증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우 교수는 다음 달 케임브리지대에서 열릴 학술회의에서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호킹 박사가 직접 이 장치를 부착하고 나와 연구 결과를 시연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티븐 호킹 박사는 루게릭병(근위축증)을 앓고 있어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동안 특수 제작한 컴퓨터 등으로 간단한 대화을 해왔지만 최근 건강이 악화돼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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