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울고 웃는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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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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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강규혁·홍성환 기자= # 경기 지역의 한 택배기사는 요즘 하루 종일 생수를 입에 달고 산다. 운전석 밑에 쌓인 생수통만 해도 5개. 하루에 물 값으로만 5000원 넘게 쓰고 있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 생수 없이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4년 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관련 제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쿨비즈를 찾는 직장인들도 증가하는 등 무더위가 유통가의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고 있다.

26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생수 매출이 음료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생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4%나 증가했다.

실제 이마트가 상반기에 판매한 생수 매출 구성비는 19.2%로 작년(17.0%)보다 2%포인트 가량 늘었다. 수입 생수를 포함하면 18.1%에서 20.4%로 커졌다. 이온음료와 티음료도 각각 22.4%·26.5%씩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여름 상품 진열시기를 앞당기고, 진열면적을 확대했다. 선풍기 매대를 예년보다 10일 빠른 4월 중순부터 구성했고, 모기퇴치 상품 역시 1.5배 확대했다. 팥빙수 재료도 작년보다 3주 빠른 지난 4월 말부터 진열하기 시작했다.

롯데마트 선풍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96.5% 늘었다. 살충제 40.3%, 모기장 53.8%, 팥빙수 재료 역시 107.4% 증가했다. 특히 진열 시기를 앞당긴 팥빙수 재료는 지난달 1~10일 매출이 전년 대비 4.6배 늘어났다.

빙과 코너도 바빠졌다. 특히 더위를 식히는데 좋은 튜브형 아이스크림이나 청량바 매출이 크게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제과의 지난 5월 빙과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상승했고, 빙그레도 5~6월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가량 늘어났다. 해태제과도 같은 기간 10% 가량 매출이 신장했다. 빙그레는 현재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하는 등 튜브·청량바 생산 물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무더위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으로 쿨비즈 판매가 호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패션 보수층으로 분리된 중장년 남성층까지 쿨비즈 트렌드에 동참, 관련 용품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한 쇼핑몰은 반바지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넘게 팔았다. 6~8월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신사복 매장에서는 린넨, 시어서커 등 여름소재 제품의 비중이 증가했다. 실제 LG패션은 매장에 리넨, 시어서커 소재 제품을 3배 이상 늘렸다. 제일모직은 체온을 높이는 어깨 패드 등 부자재를 사용하지 않은 신제품 전격 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식품업계 관계자는 "더위가 심해져 매년 빙과류 매출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더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어 사상 최대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넥타이와 재킷 판매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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