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새내기 운용사에는 문턱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무기관인 한국래소는 ‘경험 부족’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신생 운용사는 기존 업체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은 앞서 5일 ‘동부 마이티 K100 ETF’를 신규 상장하며 ETF 시장에 입성했다. 앞서 2월 말에는 키움자산운용이 ‘키움 아이콘100 ETF’로 ETF 시장에 발을 들였다. 두 회사 공통점은 코스피100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조만간 ETF시장에 진출할 예정인 하나UBS자산운용 역시 코스피100을 기초자산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ETF 상장 종목은 모두 122개다. 이 가운데 코스피200이 기초자산인 종목은 12개로 10%도 안 된다.
이에 비해 거래 규모는 압도적으로 높다. 삼성자산운용이 연초부터 이달 5일까지 코스피200 ETF(F-코스피200 ETF 3개 포함) 15개 종목을 대상으로 일별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전체 4164만1400주 가운데 97%에 가까운 4020만9185주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 현재 코스피200 ETF를 빼면 다른 ETF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도 뒤늦게 ETF시장에 뛰어든 키움자산운용을 비롯한 신생업체는 코스피200 ETF 대신 코스피100 ETF로 선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200 ETF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운용 경험이 중요하다”며 “코스피200이 시장 대표지수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경우에는 1차적으로 코스피100 ETF, 코스피50 ETF를 거쳐 코스피200 ETF로 올라오라는 얘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운용 능력에 별반 차이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코스피200 ETF에 담기는 종목은 대개 130~140개로 알려져 있다. 완전복제 코스피100 ETF를 운용할 수 있다면 이 역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거래소가 시장 난립을 염두에 두면서 기존 업체 수익이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신규업체에 대해 코스피200 ETF 진출을 막으면서 경험부족을 이유로 들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시장 난립을 막거나 기존 업체 기득권을 지켜주려는 의도가 더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서는 ETF 심사만 담당할 뿐 기존업체 수익을 보전해줄 이유도, 권한도 없다“며 “코스피200 ETF는 자격 요건만 갖춰진다면 누구나 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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