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매체인 추톈진바오(楚天金報)는 지난 14일 상하이 지하철 경찰당국이 공식 웨이보를 통해 ‘거지 리스트’를 대중에 공개했다. 경찰당국은 지난 2008년 이래 경찰 단속반에 잡힌 횟수에 따라 거지 순위를 매겼다.
이날 공개된 거지 리스트에서 1위에 뽑힌 거지는 22세의 허(何) 모씨로 지난 4년 간 경찰 단속반에 총 308차례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88세 천(陳) 모씨가 292차례로 2위, 27세 바오(包) 모씨가 241차례로 3위에 올랐다.
거지 리스트를 공개한 것에 대해 경찰 당국은 “매일 거지를 단속하다보면 ‘낯익은 얼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심지어 어떤 거지들은 아예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해 시켜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경찰은 “저번엔 한 거지가 나에게 ‘하루에 그렇게 힘들게 일하고 고것 밖에 못버냐. 나는 하루에 구걸해서 670위안(약 12만원)을 번다”고 자신을 조롱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상하이 경찰당국은 이처럼 ‘직업 거지’가 지하철역에 들끓으면서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거지 리스트 공개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태다.
일부 네티즌들은 거지들이 지하철 역내 질서를 흩뜨리면서 승객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거지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들은 경찰의 약자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유명 평론가 차오린(曹林)은 “거지들은 단지 비천한 수단으로 생계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라며 “굳이 이렇게 까지 해서 그들을 힘들게 할 필요가 있냐”고 지적했다. 그는 “거지 순위를 대중에 공개함으로써 치욕스러운 것은 거지가 아닌 법 집행자 자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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