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소프트웨어(SW)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19일 1세대 벤처사업가 출신의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보기술(IT)업계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안 후보의 출마선언 다음날인 20일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잇따라 찾았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지난달 카카오 본사를 방문했다.
대선 후보들의 구애가 이어지면서 IT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특히 SW업계는 프로그래머 출신인 안 후보의 출마가 낙후돼 있는 업계 환경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SW 시장규모는 27조원에 달한다.
국가산업을 이끌어 갈 미래성장동력으로 평가받으며 기대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업계 여건은 SW 시장이 태동하기 시작한 1990년대와 큰 차이가 없다.
SW 개발자와 프로그래머들은 매일같이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상당수는 이에 합당한 처우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업계는 고급 개발자 등 인재 양성은 커녕, 매번 인력난에 시달리기 일쑤다. 기혼자들 사이에서는 '이혼당하지 않고 사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업계 종사자들은 SW를 상품으로 보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업체-중소업체 하도급-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발주 시스템도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7년간 한 중소업체에서 SW를 개발해왔다는 정모 과장은 "대통령도 아닌 프로그래머 출신 대통령 후보 등장에 업계가 기대감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업계 현실이 반영된 실질적 정책 수립이 절실한 이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