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재정위기 장기화에 국내 증시도 숨고르기... "긍정적 관점은 유지해야"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는 여전히 둔화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정위기의 당사자인 유로존은 지난 2·4분기에 역성장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나날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앞다퉈 최근 1개월새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여전히 한국 경제는 경기불안에 물가불안까지 겹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이 8월에 이어 9월에도 여전히 큰 폭의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있으며, 경기 악화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출 감소는 생산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줘 경기 악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에서는 7월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임노중 IM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결국 수출이 개선세를 나타내기 전까지는 국내 경기가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수출 감소 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고, 내수경기가 기저효과를 기반으로 소폭 개선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 국내 경기가 반등을 하기 위해 저점을 다졌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경기상황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각종 글로벌 정책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 부담과 미국 재정절벽 문제가 기다리며, 인플레이션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인이 당장 오는 10월에 불거지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주식시장이 상승을 위한 바닥 다지기에 나선 후 추가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4일 미국 연준의 3차 양적완화 정책 결정으로 5개월여 만에 2000선을 돌파한 후 수급을 통한 팽팽한 줄다리기를 통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하루에도 수십 포인트 등락을 하던 코스피가 보합권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갭 상승에 따른 호흡조절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망심리도 가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관망심리는 거래량과 거래대금 감소를 통해 알 수 있다면서 김 수석연구원은 "코스피가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으며, 갭 상승 전 지수이자 20일 이평선인 1950포인트 내외가 1차 지지선"이라며 "주요 저항선은 전 고점인 2060포인트 내외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위원은 "주요 국가의 정책 결정이 실물부문 개선에 명확한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우려가 아직 시장 참여자들 심리에 있기 때문에 코스피 추가 상승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것이 코스피의 방향을 하락으로 되돌리고 저가 매수의 기회를 기다리게 하는 쪽이 아닌, 추가 상승의 근거를 조금씩 쌓아가려는 형태로 나오고 있다"고 판단했다.

송 연구위원은 코스피가 월말까지 차익매물 소화과정을 거치며 2000포인트 하방 경직성을 점검한 후 유럽과 미국 정책효과 기대감을 유지하면서 본격적인 추가 상승 시도를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기 IM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언제나 그렇듯 현재 주식시장도 하락과 상승 여지를 모두 품고 있다"며 "하락 요인은 단기 급등, 미국 재정절벽, 인플레이션 우려 등 세 가지"라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직전 고점 2200포인트 대비 10%가량의 여유가 있을 뿐이며, 각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라 물가부담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강현기 연구위원은 그러나 "미국 재정절벽 문제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존재하지만 당장 10월에 불거지지는 않으리라고 본다"며 "스페인의 구제기금 신청 문제가 남아있지만 이를 진정시킬 수 있는 시스템(OMT, ESM 등)이 제도적으로 갖춰진 상태로 급박한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미국 주택경기 회복과 중국 경기부양책, 센티멘트의 개선, 계절적 강세 요인 등이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아직 주식시장이 위를 보며 숨쉴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코스피 상단을 2100포인트로 설정했다.

한편 QE3 정책의 부작용 중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국제유가 등 비용측면의 인플레 우려 부각이다.

그러나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국제유가의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한 정책공조가 다시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하락 반전했다는 측면은 긍정적"이라며 "사우디의 증산 발표와 함께 원유시장에서의 정책공조 재확인은 투기자금의 유입을 제한하는 효과를 유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증시 환경은 인플레가 통제되는 가운데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실물지표의 개선세로 이어질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배 연구위원은 "향후 증시 속도 조절의 가능성은 있겠지만, 여전히 긍정적 관점에서 시장 대응을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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