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월, 유로존(유로화 사용17개국)정상들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정부와 2차 구제금융 조건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면 이번엔 스페인에 대한 불안이 커진 까닭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스페인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의 우려를 막기 위해 고위급 회의를 자청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우선 유로존 17개국 재무장관들이 스페인정부의 현 재정상태와 은행들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8일 룩셈부르크에서 회의를 갖는다. 하루 뒤 9일에는 EU 27개국 재무장관회의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그리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2009년 그리스가 본격적으로 재정위기를 겪기 시작한 이후 첫 방문이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앙겔라 총리의 방문에 대해‘매우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그의 방문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리스 야당 대표들과 긴축 반대 시위대들은 지난 5년간 겪은 그리스인들의 분노와 좌절을 앙겔라 총리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도 10일 파리를 방문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갖을 예정이다. 지난달 ECB가 무제한 채권매입을 발표하며 재정 위기국들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위기국들도 ECB가 제시한 구제조건과 은행연합과 같은 청사진에 의견을 함께 했다.
그러나 이러한 ECB의 호의에도 라호이 총리와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 신청을 계속 미루자 스페인의 재정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EU주변국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스페인이 2013년 예산안을 발표했지만 스페인의 경기전망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계산한 결과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따라 블룸버그는 올랑드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 결과에 따라 라호이 총리가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18~19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수뇌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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