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가진 ‘한국경제의 현황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1990년대 일본처럼 빚만 잔뜩 지는 저성장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재정여력을 비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지금 정부가 나서서 어려운 민생을 살려야지 않느냐는 여론이 빗발치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임기 말에 실탄을 다 쏟아부어 경제를 부양하자는 유혹을 내심 받지만 정책 여력만 소진하고 효과가 없으면 너무 무책임하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또 지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재정 여력이 없거나 제로 금리에 근접한 나라가 많아 금융정책, 재정정책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다음 정부가 소신껏 대응할 수 있도록 탄약을 남겨둘 것이란 설명이다.
박 장관은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 2014년까지 재정 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한 합의를 이행하는 나라는 한국ㆍ호주ㆍ캐나다 뿐이었다”며 “특히 고령화와 남북통일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빚을 줄이려는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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