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호암재단 측이 끝까지 추모식장 정문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호암재단은 지난 6일 이병철 선대회장 25주기 추모식과 관련 '가족 행사는 없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삼성그룹 가족만 참배하겠다'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범 삼성가 그룹 가족은 오후 1시 이후 방문을 허용했다. 또 범 삼성가 집안은 뒷문을 통해만 출입할 수 있고 선대 회장의 생전 가옥인 한옥도 사용해선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특히 삼성 측은 이재현 회장의 어머니 손복남 고문(이병철 회장 맏며느리)에게 건물을 사용하지 말고 야외에서 천막을 치고 제사상을 차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복남 고문은 지난 20여년간 이병철 회장의 제사상 차림은 맡아온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현 회장은 지난 주말까지 정문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 측이 행사 당일까지 완강히 거부하자 이재현 회장은 그룹 참모들과 지인들의 설득으로 끝내 참석을 포기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장손이나 며느리에게 후문을 이용하라고 한 것은 사실상 '너 싫다'며 내쫓는 것이나 마찬가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모식에 참석하게 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해 후문 출입을 해야할 것이기 때문에 그룹 참모들이 급구 만류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20년 넘게 해마다 범 삼성가의 가족행사로 진행된 추모식은 올해 반쪽짜리 추모식으로 치뤄지게 됐다.
한편, 이재현 회장은 이날 저녁 장손으로서 별도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CJ그룹 사장단 추모식 참가는 예정대로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