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이전 금융공기업, '인기' 떨어질까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취업준비생인 김모씨(27)는 한 금융공기업 입사를 준비중이다. 하지만 최근 김씨는 고민이 생겼다. 집이 서울인데 이 공기업의 본사가 2014년 부산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근무의 어려움과 더불어 여자친구와의 결혼도 쉽지 않겠다는 걱정이 앞선 것이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의 148개 공공기관이 오는 2014년까지 전국 10개의 혁신도시로 이전한다. 이 가운데에는 금융권 공기업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도 포함돼 있다.

금융 공기업은 취업준비생들에게 고액 연봉과 안정성으로 인기가 높지만, 지방 이전이 추진되는 곳의 인기는 시들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취업준비생들이 모이는 각종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이미 지방이전 공기업에 대한 지원열기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방 이전 안하는 공기업은 어디가 있나요?’, ‘공기업 지방이전하면 기혼자들은 어떡하나요?’ 등 본사 이전이 확정된 공기업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합격해도 고민되는 직장’으로 낙인이 찍혔다.

금융공기업 중에서도 캠코와 주택금융공사, 예탁결제원이 부산으로 가고 신용보증기금이 대구로 본사를 옮긴다. 한국 거래소와 기술보증기금은 이미 부산에 본사가 있다.

취업준비생들은 금융공기업의 서열을 매기는 기준으로 연봉 및 안정성과 더불어 ‘지방이전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꼽는다. 이에 따라 이전을 하지 않는 예금보험공사와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등이 인기 직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신입사원 초봉(2012년 예산 기준)만 놓고 보면 캠코가 3476만원으로 금융위원회 및 기획재정부 소속 금융공기업 13곳 가운데 가장 높다. 하지만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거래소가 1억1453만원으로 가장 높고, 예탁원이 9894만6000원으로 뒤를 잇는다.

신보와 캠코, 주금공 역시 평균 보수가 7000만원대 중반을 기록해 높은 연봉을 자랑한다. 그러나 지방이전이라는 약점이 겹치면서 연봉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이전 준비도 시작단계여서 취업준비생들이 입사를 고려하기 어려운 상태다.

주금공은 우선 2014년까지 본사 인원의 10% 이내를 잔류인원으로 하고 나머지가 부산으로 이전할 예정이나, 남는 부서와 인력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전 기업 중 규모가 큰 캠코는 내려갈 인원 규모를 620명으로 확정했다. 은행처럼 지역마다 영업점이 있는 신보는 서울 본사에 있는 약 300명만이 대구로 움직인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아무래도 본사가 이전하게 되면 서울 지역 지원자들의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채용에 있어서 지역에 대한 구분을 두지 않고 뽑기 때문에 합격자들의 출신지역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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