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화 "아그네스가 꿈이 생겼어요"

21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안녕! 아그네스' 기자간담회에서 김정화가 취재진에 물음에 답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황인성 기자=김정화가 자신의 기부가 한 아이의 삶을 변화시켰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21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는 김정화의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의 출간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아그네스는 아프리카 우간다에 살고 있는 9살난 여아다. 어린시절 부모가 에이즈로 사망한 아그네스는 선천적인 에이즈 환우다. 2009년 인연을 맺은 뒤 김정화는 지금까지 자그마한 성금을 보내고 있다. 이 책은 아그네스와 만나며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와 배우로서의 고충 그리고 최근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담겨있다.

김정화는 2009년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아그네스를 만났다. 이후 그는 기아대책본부를 통해 아그네스를 후원하고 있다. 적은 금액이지만, 이 같은 보살핌을 받은 아그네스는 점점 활기찬 아이로 변해갔다. 최근 5월 우간다에서 아그네스와 5일간 시간을 보낸 김정화는 아이가 전과 다르게 활기차게 변한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

김정화는 "제가 아이에게 해준 것은 후원금을 보낸 것 뿐이었다. 지금까지 두 번 만났는데 처음 만났을 때는 아이에게 꿈도 희망도 없었다. 올해 5월 다시 만났더니 자신있게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가 변한 것을 보고 너무 놀랍고 기뻤다"고 이야기했다.

21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안녕! 아그네스' 출판기자간담회에서 김정화가 기자들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아그네스는 김정화를 친엄마로 알고 있었다. 처음 만나고 김정화가 한국으로 떠나자 아그네스는 선교사에게 "왜 저는 엄마랑 같이 살지 못하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이 말을 전해 들은 김정화는 두 번째 방문에서 아그네스를 자신의 숙소로 데려와 함께 지냈다.

김정화는 "지난 번에 매트리스와 모기장을 선물로 보내줬다. 그랬더니 '엄마랑 함께 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선교사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방문때 제 숙소로 데려와 함께 지냈다"고 말했다.

함께 지내는 동안 통역 없이도 아그네스는 김정화가 하는 말을 모두 알아 들었다고 한다. 아그네스는 김정화와 '양치'라고 하면 이빨을 딲는 등 서로 언어가 다른 데도 소통했다고 한다.

첫 에세이를 발간한 김정화는 아직도 어색해 보였다. 혹여 책을 상업적으로 바라볼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김정화는 "출판사 관계자 분들이 작가님이라고 호칭하시는데 정말 어색하다. 책을 낸다는 제의를 받고도 고민했다. 혹여 유행따라 낸 책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주변에서 볼까봐 걱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총 3개월 동안 쓴 이 책은 김정화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남들에게 보여주는 책을 쓰기까지 김정화는 노트북을 켜고 한두시간 멍하니 있을 정도로 힘겨웠다. 어깨에 내려앉은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었다. 

김정화는 "노트북을 켜고 앉는 순간 부담감이 밀려왔다. 어딘가에 쳐박혀 글을 써야 할 것만 같았다.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글을 쓰는 건 분명 힘들 일이었다. 지나고 보니 제 인생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208쪽 다섯 챕터로 이뤄진 책은 연예인 김정화 이면에 숨겨진 진솔한 삶이 담겨있다. 데뷔 시절 갑작스런 인기를 얻었지만, 자아를 상실한 공허함과 아그네스를 만나면서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일기처럼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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