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경선도 아니었다. 5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민주통합당에 안 전 후보의 '제3세력'은 결국 종용된 양보를 한 셈이 됐다. 때문에 안 전 후보의 지지층들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가지 않고 있다. 부동층이 늘어나면서 투표 포기층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 측에선 "왜 한 번 문 후보와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포기하느냐"고 토로했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26일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대권행보를 멈췄다. 연말 대선을 23일 앞두고서다. 그는 정권교체라는 열망을 모아내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럼에도 당 일각에서는 "왜 단일화 토론회 한 번 안 해보고 후보직을 버리느냐"고 울먹인다.
2002년 대선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후보단일화는 2, 3위 후보가 1위 후보를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이런 필승공식은 어떻게 대선을 이길 수 있느냐는 승부집착을 불러왔다. 구체적 국정운영 비전과 정책이 실종된 채 단일화 룰 싸움으로 전락했다. 5년 전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결국 범여권 '단일화'에 실패한 것도 승부에 집착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프랑스식 결선투표를 도입할 때가 됐다. 1차 선거에서 과반득표를 한 후보가 없는 경우 득표수에서 상위 두 후보가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자는 것이다.
양대 정당 후보와 제3후보 등 군소후보 모두 자신의 경쟁력과 비전, 정책을 내놓고 경쟁할 토대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결선투표제가 필요하다. 마음껏 경쟁을 펼친 가운데 1차 선거에서 안·심 후보가 3위를 했다면 그들의 문 후보 지지는 보다 '아름다운 승복'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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