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겨울세일 매출 한 자릿수 증가… 소비심리 회복 '착시효과'?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백화점 겨울 정기세일 매출 신장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찍 찾아온 추위로 지난달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했던 백화점들도 실망한 표정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가 전달 23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한 겨울 정기세일 매출이 기존점 기준 전년 대비 최대 6% 남짓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실시한 정기세일 매출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이지만 관계자들은 실망한 눈치다. 지난 11월 올해 처음으로 매출신장률이 두 자릿수를 회복하며 소리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1월 롯데백화점 매출은 기존점 기준 전년 대비 16.1%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12.2%·10.2%씩 증가했다.

이에 반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된 겨울 정기세일은 한 자릿수 신장에 그쳤다. 11월 일찍 찾아온 추위로 겨울의류 판매가 월초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겨울 정기세일 기간 동안 기존점 기준 매출이 전년 같은 때보다 6.6% 늘었다. 상품군별로는 패딩 판매 호조로 레저와 스포츠가 각각 45%·28% 증가했다. 이와 함께 머플러·장갑 등 패션잡화도 15% 매출이 커졌다. 모피 판매도 18%가량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송년세일 기간 동안 매출이 기존점 기준 전년 행사 때보다 6.2% 증가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로 모피·패딩재킷·코트 등이 매출을 이끌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기존점 매출이 6.4% 커졌다. 다운재킷 판매가 늘며 아웃도어가 39.3% 큰 폭으로 신장했다. 또 스포츠 상품군 매출이 17.1% 늘었다. 겨울 방한 신발 수요가 발생하며 구두 매출이 17.7%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작년 부진에 따른 착시효과다.

일각에서는 백화점들이 한파에 맞춰 겨울 상품을 쏟아 부은 결과, 매출은 상승했지만 내실은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땡처리 등 대규모 행사가 이어져 눈에 보이는 실적은 좋아졌지만, 마케팅 비용 등으로 수익성은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이들 백화점 3사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하반기 저조한 매출신장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이번 겨울 매출신장률이 다소 높게 나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작년 11월에는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겨울의류 판매가 저조했다.

이와 관련, 한 증권사 연구원은 "날씨로 인해 최근 백화점 실적이 다소 호전됐지만 소비심리 회복 신호로 보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며 "지난달 매출이 급증한 것은 작년 11월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이기 때문에 이번달 매출은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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