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희망을 모으는 ‘노숙인 저축왕’ 70명 선발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서울시가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3000여명 중 저축을 많이한 70명을 ‘올해의 저축왕’으로 선발했다.

올해로 5년째인 ‘노숙인 저축왕 선발사업’은 노숙인들의 저축을 장려하고 보호시설의 체계적인 저축관리 유도를 위한 마련된 제도로 6개월 이상 근로소득이 있고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해야 하는 등 조건을 충족해야 된다.

이들 70명은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총 5억3000만원을 벌어 약 67%인 3억6000만원을 저축했다. 한 사람당 평균 771만원을 벌어 516만원을 저축한 것이다. 이 중 11명은 90%가 넘는 저축률을 기록했다.

상위 10%인 7명은 같은 기간 총 6800만원을 벌어 6700만원을 저축해 98.1%의 저축률을 기록했으며 1000만원 이상 저축한 사람도 4명이나 됐다.

선발된 노숙인 중에는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거리에 나선 여성, 사업 부도를 낸 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혼하고 자살을 기도했던 가장, 보육원에서 자라나 초등학교 때부터 일을 해온 사람, 장애가 있는 노숙인 등이 있다.

신모씨(60)는 사업 부도와 이혼 후 국밥집을 차렸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폐점하게 돼 한강다리에 올라갔던 적도 있었다. 시련을 견뎌낸 그는 구세군 서대문사랑방에 입소한 후 저축을 시작, 이제 소득의 95% 이상을 저축과 빚 갚는 데 모으고 있다.

시는 저축왕 중 상위 10%인 7명에게 서울시장 상장을 수여하고 70명 전원을 내년 하반기 ‘희망플러스 통장’ 가입 대상자로 추천할 계획이다.

김경호 시 복지건강실장은 “더 많은 노숙인들이 저축관리 등을 통해 자립·자활의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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