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아주경제신문이 생명보험 15명, 손해보험 15명 등 보험업계 종사자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13년 보험산업 전망'에 따르면 응답자 중 27명(90%)은 저금리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생보업계와 손보업계 각각의 응답자 중 9명(60%)은 저축성보험 비과세 혜택을 축소하는 세제개편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 방안을 현안으로 지목했다.
보험업법 개정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움직임과 실손의료보험 단독상품 출시도 보험업계를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었다.
이미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한 보험사들은 저금리에 대응하기 위한 내실경영과 자산운용 다변화 방식을 골몰하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 이차역마진이 확대되고, 수요 위축과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에 따라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우 손보협회장은 2013년 신년사를 통해 “2013년에도 보험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경기 회복이 어려워지고 있어 예년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자산운용 여건이 악화되는 등 전반적이 시장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5년 만기 국고채 금리 2.92%(10월 22일)를 기준으로 상정한 생보사 위기상황 시나리오를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기준 시점의 금리가 유지될 경우 2012년 5.17%였던 자산운용수익률은 2013년 4.86%, 2014년 4.54%, 2015년 4.23%, 2016년 3.92%로 내림세를 보인다.
금리가 1%포인트 더 떨어진 상황에서 금리 하락 추세가 매년 지속되면 자산운용수익률이 1.47%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가설이 나온다.
기준 시점의 금리 수준이 향후 45년간 지속될 경우 보험업계는 2조3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영업과 상품을 중심으로 저금리 위기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지난 1980년대 후반 부동산 거품이 사라지면서 저금리가 장기화된 일본의 경우 1997년부터 2001년까지 7개 생보사가 파산했다.
일본 보험사들은 판매채널 효율화를 통한 사업비 절감과 보증이율 인하, 보험료 인상, 가격경쟁 완화,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 상품 혁신으로 저금리에 따른 이차역마진을 극복했다.
미국 역시 1980년대 후반부터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1991년 81개 보험사가 문을 닫았다.
정교한 자산부채종합관리(ALM) 덕분에 금리 리스크의 영향이 미미했던 미국 보험사들은 전통형 상품의 마진 축소를 변액보험 판매 활성화로 보완하면서도, 변액보험 보증리스크를 감소시키기 위한 상품 디자인에 역량을 집중했다.
안치홍 밀리만컨설팅 대표는 “저금리에 가장 중요한 리스크는 상품의 수익성이 감소해 재무상태가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것”이라며 “사업비 절감과 사차익 확보를 통해 마진 하락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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