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 단속 첫 날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상가들은 여전히 ‘개문난방’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줄기차게 강조해 온 ‘동계 에너지 정책’이 시작부터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동계 전력수급 및 에너지절약 대책’에 담긴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에 따라 7일부터 내달 22일까지 전기다소비 건물(계약전력 100∼3000kW)과 476개 에너지 다소비 건물(연간 에너지사용량 2000석유환산톤(TOE) 이상)에 대해 집중적인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해당 건물의 업소는 오늘부터 난방기를 가동한 채 출입문을 열어놓고 영업을 해도 안되며, 실내온도를 20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또한 오후 전력 피크시간대인 5시부터 7시까지 네온사인 사용을 제한하되 옥외광고물이 모두 네온사인인 경우 1개만 사용할 수 있다.
단속에 걸린 한 상인은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실내온도를 낮추고 문을 닫고 장사를 하라는 것은 영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차라리 벌금을 내는게 매출 감소에 비해 이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온사인 사용으로 주의를 받은 노래방 주인도 “가게 앞이 캄캄하면 손님이 아무도 들어오지 않으려 한다”면서 “무작정 네온사인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전력을 더 많이 쓰는 커다란 간판에 대한 규제도 이뤄져야 하는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 단속에 위반되는 영업을 하는 경우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상인들은 ‘매출감소’를 우려, ‘요지부동’의 태도를 보였다. 여기에 단속에 대한 기준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단속에 나선 지자체는 단속반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는 등 ‘인력부족’에 따른 과다한 업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단속에 나선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각 구청이 단속인원을 2명에서 많게는 5명정도로 인원을 편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속은 커녕 홍보를 하기에도 역부족인 상태“라고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막상 위반한 업소를 적발해도 불경기를 고려했을때 주의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난 여름에도 단속을 했지만, 관내 상점들의 10%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는 등 실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내온도를 18도 이하로 유지해야 하고 개인전열기 사용이 금지되는 공공기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실외랑 별반 차이가 없는 추운 실내에서 개별난방기구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현실성 없는 조치”라며 정부의 에너지 제한 정책을 비판했다.
지경부 에너지절약협력과 관계자는 “아직 시행초기에 불과해 실효성을 운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향후 홍보를 적극 늘리고 상인들과 소통하겠다. 다만 위반시에는 철저하게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서울 중구청과 합동으로 명동 등 900개 업소에 대해 점검에 나서는 등 지자체별로 단속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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