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7000여명에 가까운 서울시 공공부문 간접고용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직접고용 또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대다수가 시청과 지하철역 등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연령대가 높은 어르신들이다. 평균수명은 늘어나는 반면 퇴직 이후의 삶을 고용불안으로 힘겹게 살아가던 이들에게 안정적인 직업을 보장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사회 취약계층인 이들에 대해 고용안정을 제공한다는 건 박 시장의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시정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런 박 시장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는 있게 마련이다.
지난해 9월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가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으로부터 '불법 도급' 지적을 받았던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도급직으로 일하던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청년층 여성이었다.
현재 SH공사가 도급직으로 고용했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전원 파견직으로 전환하면서 법적인 문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은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파견직 역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긴 마찬가지다.
어르신들의 고용개선만큼이나 청년 및 여성 일자리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서는 노동부에 적발되기 전까지 전혀 문제점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문제가 노동부에 적발된 때는 이미 박 시장 취임 1년이 다 돼가던 시기였다. 같은 기간 박 시장은 은평뉴타운 악성 미분양 해소를 위해 SH공사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부채 해결에만 급급하다보니 정작 '등잔 밑'이 어둡진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해가 밝았으니 앞으로는 등잔 밑도 살피는 시정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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