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광저우시 난팡그룹 본사 앞에서 언론의 자유 요구 시위 벌여
-홍콩기자협회 7일 역시 난팡저우모 사태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처벌 요구
-美 국무원 대변인 “언론통제 검열은 중국의 현대화 염원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최근 중국 당국의 언론통제 조치에 맞서 반기를 든 중국 대표적인 진보성향 주간지 난팡저우모(南方周末·남방주말)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앞서 난팡저우모 신년특집 제작 당시 광둥(廣東)성 선전당국에서 이에 대한 사전검열을 실시해 민감한 내용을 임의로 삭제한 사실이 폭로되면서 난팡저우모 기자들이 집단 파업을 하고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홍콩 밍바오(明報) 8일 보도에 따르면 7일 중국 광저우시 난팡저우모 모그룹인 난팡(南方)신문그룹 본사 앞에서 백 여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모여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늘 궐기하지 않으면 내일은 궐기할 수 없다”, “침묵은 사절” 등과 같은 표어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했으며 일부 인사들은 본사 입구에 국화를 놓고 언론의 자유 억압에 항의의 뜻을 표했다.
중국 유명 인사들도 하나 둘씩 난팡저우모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중국 신세대 작가 한한(韓寒)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난팡저우모) 독자 중 한명으로서 난팡저우모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난팡저우모가 무기력하고 비관적일 때 미약하지만 힘을 보태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심정을 전했다. 중국 유명 영화배우 야오천(姚晨)과 천쿤(陳坤) 등도 인터넷에 난팡저우모를 지지하는 글을 남기며 언론의 자유 수호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 대륙 밖에서도 난팡저우모가 중국 당국의 언론 통제에 반기를 든 사실에 집중 주목하고 있다.
영국 BBC 중문판 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원의 빅토리아 뉼런드 대변인은 7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언론 통제와 검열은 중국의 현대화 정보화 사회로의 발전 염원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라고 말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중국인들이 언론의 자유 수호 요구를 강력히 표출하고 있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며 “중국 당국이 이를 똑바로 직시하길 희망한다”고도 전했다.
홍콩기자협회도 7일 난팡저우모 신년특집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당국 관련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홍콩기자협회는 또한 광둥성 당국에 이번 사태를 폭로한 난팡저우모 편집인들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한편 상호 협력해 쌍방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취재환경을 조성할 것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중국과 홍콩, 대만 지역 학자 27명도 이번 난팡저우모 사태와 관련해 언론통제를 지시한 퉈전(庹震) 광둥성 선전부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에게 보냈다고 홍콩 밍바오가 앞서 7일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신랑(新浪)·텅쉰(騰訊) 웨이보(微博)에서는 난팡저우모 관련 단어 검색이 금지된 상태다. 난팡저우모와 관련된 ‘난팡’ ,‘저우모’, 난팡저우모의 영자 단축어인 ‘NFZM’ 조차 검색이 안 된다. 중국 기타 매체들도 현재 난팡저우모 사태에 관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다.
다만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7일 이번 난팡저우모 신년특집 제작에 당국이 개입했다는 설은 누군가에 의해 날조된 것이라며 이번 사태 진정에 협조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일부 언론계 인사들이 웨이보를 통해 중국 당선전부에서 이미 8일 환추스바오 사설을 모든 신문에 일괄적으로 실을 것을 요구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에 중국 일부 언론인들은 웨이보를 통해 환추스바오에 날카로운 비난의 날을 세우며 난팡저우모 기자들에 대한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태다. 중국 언론인들은 해당 사설 게재 거부를 통해 중국 당국에 항의 의사를 표시하고 난팡저우모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난팡저우모는 광둥성 광저우에서 매주 목요일 발행되는 주간지다. 광둥성 당 기관지인 난팡르바오(南方日報)의 자매지로 당 기관지 성격이 강하지만 그 동안 사회문제와 공직자 비리 문제 등을 집중 보도해 중국 내 대표적인 진보성향 매체로 꼽히고 있다. 발행부수는 120만부 이상으로 중국 지식인들이 즐겨읽는 잡지로 잘 알려져 있다.
모기업인 난팡신문그룹은 중국 대표 진보 언론그룹으로 산하에 난팡르바오,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보),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 난팡런우저우칸(南方人物周刊) 등 십여개 간행물을 발행하고 있다. 지난 해 5월 광둥성 당선전부부장 출신인 양젠(楊健)이 난팡신문그룹 당서기에 임명되면서 그룹 산하 간행물에 대한 내부 검열이 크게 강화됐다고 일부 언론들이 보도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