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초롱 기자=자신의 기술을 오용해 수억 원대의 금품을 훔친 전직 인테리어 업자가 구속됐다.
8일 부산 북부경찰서는 아파트에 침입해 상습적으로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로 A(44·무직)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부산, 경남, 서울의 40~50평대 고급아파트 단지를 돌며 모두 33차례에 걸쳐 시계, 귀금속 등 2억 10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전동드릴로 디지털 도어록 옆에 3~5mm의 작은 구멍을 내고 휘어진 철사를 집어넣어 ‘문 열림’ 버튼을 누르는 수법으로 집에 침입했다.
초인종을 눌러 인기척이 없는 집이 범행대상이었다.
A씨는 범행 후 뚫린 구멍을 실리콘으로 메우고 문 색깔과 같은 색의 스티커를 붙이는 치밀함도 보였다.
게다가 훔친 물건 외에 다른 물건 등은 일체 흐트러뜨리지 않아 주민들은 대부분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피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A씨는 귀금속 감별 시약 세트, 전자저울 등을 가지고 다니며 훔친 귀금속을 업자들에게 팔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품을 팔아 챙긴 돈은 주로 유흥비나 여행 경비로 사용했다.
조사결과 15년간 인테리어업에 종사했던 A씨는 2년 전부터 실직상태에 놓이자 자신이 일했던 아파트 단지를 돌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A씨는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CC)TV 등에 흔적을 남겨 덜미가 잡혔다.
절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피해 아파트 주변의 CCTV 등을 분석해 A씨를 붙잡고 귀금속 520점과 범행도구를 압수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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