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고질병 '중복행정'과 전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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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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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김동욱 기자=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정부 내 고질병인 중복행정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책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공직사회의 행정편의 관행을 뜯어고치고 예산 낭비도 줄인다는 각오다.

◆인수위, 중복행정·예산낭비 실태조사 검토

대통령직 인수위는 새 정부 출범 후 정부 내 중복행정과 예산낭비 사례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첫 대상은 10개 부처 296개로 파악된 사회복지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으로 신설을 검토 중인 사회보장위원회를 통해 조사를 벌이거나, 이에 대한 감사원 특감을 요청하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첫 인수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돈 들여서 정책 만들고 저쪽에서 또 정책을 만들거나,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거나 할 때 세금이 낭비되며 효율성도 낮아지는 것을 우리가 경험했다"며 부처 이기주의를 중복투자의 근원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부처 이기주의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컨트롤타워 설치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의 정례 국가정책조정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분야별로도 하위 컨트롤타워를 두는 방안이 있다.

복지분야는 사회보장위원회, 과학기술분야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맡고, 경제·외교안보통상에도 비슷한 회의체를 설치하는 등 4∼5개 정책분야로 나눠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금융위-금감원, 행정 비효율 전형

이같이 박 당선인이 중복행정에 메스를 가한 이유는 업무 비효율성과 예산 낭비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들 수 있다. 현재의 금융감독체계는 1997년 12월 제정된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8년 4월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와 1999년 1월 금융감독원이 출범하면서 갖춰졌다.

금감원은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이 통합되면서 금융감독체계가 일원화됐고, 금융감독 중립성을 확립하기 위해 금융위 산하의 지도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어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옛 금감위를 통합해 금융위를 설치하고,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의 겸직을 금지함으로써 감독정책과 집행기능을 분리했다.

현행 금융감독 권한은 금융위, 금감원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에 있으며, 이 중 건전성 감독이나 금융회사 행위규제, 검사 및 제재, 금융업 인허가, 소비자보호의 책임 등은 금융위와 금감원에 분산돼 있다.

하지만 금융위와 금감원 간 업무가 중복되거나 금융감독 권한에 따른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두 기관의 통합이나 독립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산하에 사무처 조직을 두고 감독정책 업무를 보좌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금감원과의 업무중복은 불가피하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유럽발 금융위기로 두 기관 수장들의 보조가 맞지 않음에 따라 여론의 질타가 끊이지 않았다.

정보통신분야도 마찬가지다. 이 분야를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관광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등 4개 부처가 나눠서 담당하고 있다.

이들 부처에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C-P-N-D) 기능이 분산되다 보니 업무가 중복되고 협조가 원활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실제 방통위와 행안부에 이름마저 똑같은 개인정보보호과가 있고, 애플리케이션을 문화관광부가, 단말기는 지경부가 맡다보니 정작 ICT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스마트폰 담당에서 절름발이 신세가 되는 기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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