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집중됐던 증권업계의 자금 흐름이 인공지능(AI)과 벤처·혁신기업을 향한 모험자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규제 환경 변화로 PF 비중이 축소되는 가운데 증권사는 투자형 기업금융(IB)과 기술 기반 수익 모델을 앞세워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진단이다.
27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국내 증권업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부문의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기업금융의 무게중심이 부동산 PF에서 벗어나 벤처·첨단 산업을 겨냥한 모험자본 공급으로 옮겨가면서 자본시장의 '생산적 금융'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이날 '2026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중이 2026년 18%에서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며 "증권사는 단순 중개를 넘어 머천트 뱅킹(투자형 IB)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PF 시장은 규제 강화로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 실장은 "순자본비율(NCR) 위험가중치 개편과 부동산 투자 한도 규제로 PF 외형 확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외형 성장보다 리스크 관리와 자본 효율성을 중시하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AI는 증권업 수익성 회복의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실장은 "해외 증권사 사례처럼 리서치 보조와 컴플라이언스 등 투자 대비 수익(ROI)이 높은 영역부터 AI 도입이 확산될 것"이라며 "기술 활용 역량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와 내부 통제를 아우르는 AI 거버넌스 체계가 증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업계도 변화의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금·펀드실장은 "비공식적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넘어섰다"며 "DC·IRP 계좌를 중심으로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운용업계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폴트옵션 제도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이 낮아질 경우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도 자본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남 실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로 상향하고 리밸런싱을 사실상 유예한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라며 "주가가 상승해도 기계적인 매도가 발생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국내 증시의 안정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외 투자로 쏠린 자금을 국내로 되돌리는 '리쇼어링' 역시 중장기 과제로 제시됐다. 남 실장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연금계좌를 통한 해외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ISA 세제 혜택 강화와 국내 복귀 계좌에 대한 인센티브 차등 적용 등 정책적 유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67개 법정 기금의 벤처 투자 확대를 위해 기금 평가 시 코스닥 벤치마크(BM) 반영과 가점 부여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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