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등 45억원 상당 의약품 리베이트 덜미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자사 의약품을 더 많이 처방받는 조건으로 전국 의사들에게 45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국내 유명 제약사와 임직원들이 대거 적발됐다.

의사들은 이들 회사로부터 받은 법인카드를 고급시계 구입, 해외여행 경비 등에 최대 1억원까지 사용하며 해당 제약사의 의약품을 경쟁사 대비 3배 많게 처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병·의원 의사들에게 법인 신용카드, 현금 등 리베이트를 제공하며 자사 의약품 처방을 유도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CJ제일제당 등 제약업체 3곳과 해당 업체 임직원 18명을 형사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CJ제일제당 임원 A(50)씨를 45억원 상당의 리베이트 제공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J제일제당과 임직원 15명은 2010년 5~11월 자사에 우호적이거나 자사 약품 처방이 많은 전국의 의사 266명을 '키 닥터(key doctor)'로 선정하고 법인카드를 1장씩 제공, 43억원을 쓰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때는 리베이트 제공업체와 의사도 처벌되는 '쌍벌제' 시행 시기다.

쌍벌제 시행 이후에는 회사의 직원 이름으로 된 법인카드를 주말에 의사에게 빌려주고 다음주 초 돌려받는 방식으로 2억원 가량을 사용토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리베이트로 최대 1억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받은 의사들은 고급시계나 가전제품, 해외여행비, 자녀학원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면서 CJ제일제당 의약품을 경쟁사 약품보다 많게는 3배 이상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수뢰금액이 300만원 이상인 의사(보건소 등 공무원 9명, 대형 종합병원 소속 61명, 개인병원 소속 13명) 83명을 뇌물수수 및 배임수재 등 혐의로 추후 형사처벌하고 연루된 의사는 관계부처에 행정 통보할 예정이다.

경찰은 다른 제약회사인 B사와 C사 (지역)지점장도 의사들에게 현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