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DNA-7>GS, 기업사를 선도하는 ‘합리적 인화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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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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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그룹 회장이 2004년 7월 출범 당시 기념식에서 회사기를 흔들고 있다.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지난 2004년 GS의 출범은 한국 기업사의 미담이 됐다. 1947년 LG 창업 이후 구인회 창업회장과 허만정씨에서 시작해 57년간 3대에 걸쳐 유지돼 온 양가의 화합과 신뢰의 동업관계가 아름다운 이별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다.

한 집안에서만 경영해도 기업 규모가 커지고 대를 넘기면서 크고 작은 분란이 생기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양가는 사소한 불협화음 하나 없이 57년간 성공적인 동업관계를 유지했다. 국내 경영학계는 두 가문의 성공적 동업관계에 대해 '국제 경영학계의 연구 대상'이라고까지 언급하기도 한다.

동업관계가 성공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양가가 서로를 깍듯이 예우하며 합리적인 원칙에 바탕을 둔 '인화'를 철저하게 지켜온 데 있었다. 즉 사전에 충분한 합의를 거쳐 원칙을 정하고 정해진 원칙을 지키며 결과에 대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한 경영학 교수는 "어정쩡한 가족주의나 온정주의가 아니라 상호합의한 원칙을 존중하고 최선을 다해 지켜야 한다는 엄정한 책임의식이 전제돼 있었다"고 분석했다.

GS그룹에 이르러서 이같은 합리적 인화경영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GS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경영일선에서 활약하는 오너 일가가 많다. 그럼에도 다른 재벌과 달리 인척 간의 경영권이나 상속권에 대한 소송 등 분란이 없었다. 이는 오너 일가의 엄정한 역할분담과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 인화가 그룹경영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오너 일가의 인화경영 시너지는 회사의 실적이 증명하고 있다. GS는 출범 이후 괄목할 발전을 이뤄왔다. 2004년 7월 지주회사인 GS홀딩스의 출범 당시 자산은 2조1801억원, 자본은 1조5264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9월 기준 각각 12조5905억원, 7조928억원을 기록해 7배 가까이 성장했다.

◆허창수 인화의 리더십, 그룹사 성장견인

특히 평소 소탈한 성격의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인척 간의 합리적인 인사 등 인화의 리더십으로 그룹을 안정적으로 성장시켜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창수 회장은 구인회 회장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회사분할 당시 일가의 추대를 받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고객 만족 △임직원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일터 △투명 경영과 탁월한 성과로 인정받는 기업시민 △이해 관계자의 신뢰와 사랑 속에 최고의 주주가치 창출 등을 경영목표로 제시해왔다.

무엇보다 허창수 회장의 업종 전문화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구성과 지속가능성장 전략이 그룹사 성장에 주효했다는 평이다. GS그룹은 에너지, 유통, 건설 부문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업종 전문화를 통한 사업 집중력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는 각 계열사의 실적 향상을 이끌어 그룹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온 힘이 됐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가운데)이 사내 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를 방문한 모습.


◆'정통 오일맨' 허동수의 석유 수출 신화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는 오너 일가 인화경영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됐다. 허창수 회장의 사촌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GS칼텍스를 세계적인 종합에너지 회사로 성장시켰다.

허동수 회장은 1973년 GS칼텍스에 입사해 해박한 이론과 풍부한 현장경험을 겸비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에너지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국제 석유 및 화학업계에서는 한국의 '미스터 오일(Mr.Oil)'로 불리기도 한다.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의 초창기부터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까지 성장과 발전을 함께 해왔다. 그는 또한 GS칼텍스의 석유화학 산업 진출과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도 힘써왔다. 개인적으로는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금관문화 훈장' 등도 수상했다.

GS칼텍스는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254억 달러를 수출하며 250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 지난해 석유제품을 국내 수출 1위 품목에 올려놓으며 수출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GS칼텍스의 성장에 힘입어 GS그룹은 불황 속에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전년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6%, 132.4% 증가했는데 정제마진 개선 및 수출 비중 확대 등에 따른 GS칼텍스의 실적 개선이 주된 요인이었다.

GS칼텍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허진수 부회장이 2013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말하고 있다.


◆글로벌 위기 속 소방수로 나선 허진수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또 다른 형태의 인화경영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허동수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진수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전면에 나선 것이다.

GS칼텍스와 GS에너지의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게 된 허동수 회장은 사촌인 허진수 부회장과 협력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허동수 회장은 해외사업 등 중장기 성장전략에 주력하고 GS칼텍스의 전문 경영은 허진수 부회장이 맡아 경영효율화를 꾀하는 것이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허진수 부회장은 기업 내실관리의 전문가다. 대내외적으로 경제위기가 불거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기업 성장전략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허진수 부회장은 1986년 GS칼텍스에 입사해 26년간 정유영업본부장, 생산본부장, 석유화학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회사 전 분야에 걸친 업무를 체계적으로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부회장은 정유산업의 생산에서부터 석유화학, 영업분야까지 전 분야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겸비한 준비된 경영자로서 역동적으로 GS칼텍스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더욱이 그는 1953년에 태어난 뱀띠로 '위기 극복'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새해 계사년 뱀의 해를 맞아 경영 일선에서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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