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들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로 불리고, 한창 일할 나이에 회사를 나온 노년층은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막막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기업 중 최대 규모 채용에 나서는 등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어 화제다. 회사 경영상태가 좋지만은 않지만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기 침체 속에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최종 합격한 고졸 신입사원이 이지송 LH 사장(가운데)과 함께 입사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LH] |
지난해 LH는 2009년 통합 이후 처음으로 고졸신입 200명을 포함해 신입사원 500명을 신규로 채용했다. 지난 4년간 공기업 선진화 정책 수행에 따라 공채를 실시하지 못했던 LH는 이번 신규 공채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선 지난해 2월에는 행정·법률·경제·경영·회계·전산 등 사무직 6개 분야와 건축·토목·도시계획·기계·전기·조경 등 기술직 6개 분야 등 총 12개 분야에서 일반공채 300명을 뽑았다.
이번 LH 공채의 특징은 입사 지원서상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학력과 출신지 등 개인 이력에 대한 기재를 제한해 차별 없이 채용과정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면접을 볼 때는 자기 소개서를 제외한 무자료 면접을 통해 개인의 자질과 능력에 따른 채용이 되도록 노력했다.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및 지역 인재 등에 대해서는 우대 가산점을 부여하고 채용목표제를 시행해 채용을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공기업 중 최대 규모인 고졸 신입사원 200여명을 채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통상 기업들이 채용 인원의 30% 가량을 고졸 출신으로 뽑고 있지만 LH는 지난해 공채 인원 중 고졸 사원의 비중을 40%로 확대했다.
이번 LH 고졸 사원 공채에는 전국 653개 특성화고의 모집분야 관련학과 졸업예정자(기졸업자 포함) 중 학교장 추천을 받은 총 1975명이 지원했다. 이후 필기시험과 면접전형을 거쳐 112개 학교에서 200명이 최종 합격했다.
LH 관계자는 “이번 고졸 신입직원 채용을 통해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 부응하게 됐다”며 “학력이나 스펙보다는 실력과 능력으로 대우받는 열린 고용사회 구현을 위한 신 고졸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H는 고졸 사원에 대해 향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대졸사원과 동등한 승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승진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의 신 인사문화를 정착하겠다는 의지다. 사내대학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고 대학 교육 지원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고졸 사원 최종면접 대상자 600여명을 직접 면접한 이지송 LH 사장은 “지금 젊은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열정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며 “이번 채용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학력이 아닌 실력을 기준으로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열린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기 침체 속에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이지송 LH 사장(오른쪽 둘째)이 고졸 채용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LH] |
◆채용 변두리 계층에게도 지원 손길
LH는 공채뿐만 아니라 젊은층과 노년층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2010년과 지난해 각각 2000명의 실버사원을 채용한 바 있다.
실버사원은 일할 의욕도 있고 능력도 있으나 일할 기회가 부족한 60세 이상 노년층이 대상이다.
2010년 3월에 진행된 실버사원 신청에는 2만2107명이 응시해 1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노년층의 관심이 높았다.
이들 실버사원은 전국 657개 단지 51만2000가구의 LH 임대아파트에 배치돼 임대 상담, 입주자 실태조사, 단지내 시설물 안전 및 순회 점검, 취약세대 지원 등 임대아파트 관리업무를 맡게 된다.
LH의 관계자는 “합격자 중에는 전직교사,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나 건축기사, 미화원 등 다양한 경력 출신자들이 있다”며 “실버사원 채용이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뿐 아니라 삶의 활력과 자신감까지 함께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LH는 청년층의 취업난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청년인턴의 채용규모도 늘려나가고 있다. 청년인턴은 전공과 적성을 반영해 주로 현장에 배치돼 건설·용지 보상 및 주거복지 업무 등을 맡게 된다. 청년 구직자들에게 실무 역량을 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근무성적이 우수한 청년 인턴사원은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때 우대 조치하고 3개월 이상 근무한 청년인턴 사원에게는 인턴수료증을 발급해 취업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LH는 지난해 2월 실버사원 2000명을 비롯해 2010~2011년 청년인턴 700명, 대졸 신입 300명, 고졸 신입사원 200명을 채용했다. 올해까지 총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일자리 창출 노력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지송 사장은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열린고용 리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입사원 채용 등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서민을 따뜻하게 모시는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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