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4일 현재 국내 기업의 해외공사 수주액은 총 75건 27억9347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27억8618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83.7% 가량 늘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따낸 원전 수주 실적이 반영된 2010년 이후 3년새 최고 1월 실적이다. 연도별 1월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2010년 220억7633만 달러 수주 이후 2011년 21억6563만 달러, 지난해 15억1697만 달러 등 감소세를 보여왔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40건(54.8%)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동 12건(16.4%), 북미·태평양 9건(12.3%) 등 순이었다. 수주액은 아시아가 16억1655만 달러, 중동 8억1999만 달러, 북미·태평양 1억7318만 달러 등 순이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진출 국가는 46개국에서 53개국으로 늘었다. 진출 업체수도 85개로 10% 가량 증가했다.
특히 대통령 순방 및 수주지원단 파견 등에 힘입어 중동 지역 수주가 크게 늘어나 올해 ‘제2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중동 지역 수주액은 전년 동월보다 257.8%나 급증했다.
주요 수주 프로젝트는 두산중공업이 지난달 7일 인도에서 따낸 5억1804만 달러짜리 라라 화력발전소 보일러 공급·설치공사다. 같은날 삼성물산과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라지 은행 사옥(1억 달러)과 자잔 정유공장 및 터미널 공사(2억8600만 달러)를 수주했다. 대림산업도 2억1000만 달러 규모 필리핀 잠보앙가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를 계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실패했던 '해외건설 700억 달러 수주' 달성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중동 정세가 안정되고 있는데다가 유럽 경제도 차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경우 UAE 원전을 수주했던 2010년(716억 달러) 이후 2011년과 지난해 연속 700억 달러 수주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목표 달성 기대감이 높았지만 1월과 2월(12억5346만 달러) 등 초기 수주가 부진해 649억 달러 수주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라는 게 국토부 얘기다. 국토부 해외건설정책과 관계자는 "이집트나 리비아 등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진출도 크게 늘고 있다"며 "수주가 확실하지만 계약이 미뤄진 물량도 많아 올해는 700억 달러를 넘어 750억 달러 수주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다소 부진한 해외건설 성적표를 받았던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미뤄진 프로젝트도 많아 회사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었다"며 "올해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펼친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전했다.
해외시장 진출 가속화 속에서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을 피하고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려면 기술력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건비가 아닌 전략과 기술로 승부하고 우리나라의 고유 모델을 창조하는 등 전략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대외원조자금 활용 등 국가 차원의 지원 인프라 혁신도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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