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지만 뼈가 있는 말이 증권업계에 돌고 있다. 한때 중국 투자비중이 80%에 달해 전성기와 몰락을 다 맛본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를 비롯해 여기서 판매하는 중국펀드를 염두에 둔 말이다.
2007년 주식형펀드 열풍을 타고 등장한 인사이트펀드는 단숨에 4조원 넘게 자금이 몰려 미래에셋운용을 수탁고 1위로 올라서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금을 절반 넘게 까먹으며 분산투자를 하지 않은 나쁜 예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이 펀드가 다시 입에 오르게 된 이유는 중국 경기가 호조를 띠며 중국본토펀드 등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되레 중국에의 비중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1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본토펀드와 홍콩H펀드의 수익률은 전날 기준으로 연초 이후 각각 7.45%, 3.09%의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본토펀드는 설정액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미래에셋인사이트증권자투자신탁1(주식혼합)’의 주요 보유 종목에 중국은 없다.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12월 15일 기준 미국(18.93%), 벨기에(3.71%) 등이 보유 종목 상위에 올라 있으며 전체에서 미국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한다.
이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22.11%로 여전히 부진해 신흥국보다 선진국의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펀드는 최근 2년 동안 매년 8000억원씩 자금이 줄었다. 최근 6개월 사이에는 2632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나 비슷한 시기에 나온 펀드 가운데 이보다 상황이 안 좋은 펀드도 있다”며 “인사이트펀드가 당시 열풍을 일으켜 지금까지도 대표 중국펀드로 거론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투자 타이밍을 빗겨간 예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내부적으로 중국펀드의 비중 축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좀처럼 수익률이 회복되지 않자 회사 자체적으로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절반 가량을 환매시켜 국내 랩어카운트나 채권형펀드로 돌리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다만 대대적인 단행 이후 중국시장이 살아나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일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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