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잉여금으로 재정건전성 판단은 부적절”

재정부, 재정수지·국가채무를 기준으로 평가 바람직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정부가 세계잉여금으로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 회계연도 재정건전성 평가는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를 기준으로 판단 한다는 것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잉여금은 당해 연도의 쓰고 남은 돈(결산상잉여금)에서 다음연도에 이월해서 써야하는 돈을 제외한 금액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를 각각 산출 중이며 관리재정수지를 대표적인 재정건전성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통합재정수지는 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을 모두 포함하며 순수한 수입(국채발행 등 보전수입은 제외)에서 순수한 지출을 차감하여 산출한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흑자를 차감해 산출한다.

반면 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특별회계만 포함하며 국채발행·차입금 등도 세입에 포함된다. 이처럼 세계잉여금이 국채발행 등 빚으로 조달된 수입도 포함하므로 재정건전성을 평가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게 재정부의 설명이다.

2012회계연도 세계잉여금은 경기둔화에 따른 국세수입 부진(-2조8000억원) 등으로 쓰고 남은 돈이 줄어들고 농특세 감소에 따른 이월액 증가 등으로 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태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세계잉여금은 수입·지출에 국채발행 수입, 국채원금 상환지출 등 보전재원을 포함하고 있다”며 “포괄범위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만을 포함해(기금 제외) 국가 재정건전성을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또 “세계잉여금이 적자라고 해서 나랏빚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채발행 등 빚을 많이 낸 결과로 세계잉여금이 흑자로 나타났다고 해서 재정이 건전하다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지난 2009년 세계잉여금은 6조5000억원 흑자였지만 적자국채 발행규모는 35조원이었던 반면 지난해 세계잉여금은 1000억원 적자지만 일반회계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13조8000억원이었다.

세계잉여금 기준으로는 2009년이 건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적자국채 규모가 작기 때문에 지난해 재정운영이 2009년보다 건전했던 것으로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한편 재정부는 2012회계연도 결산기준 재정수지·국가채무는 4월(결산보고서 감사원 제출시) 산출·공표할 예정이다.

재정수지·국가채무는 일반회계, 특별회계, 기금을 모두 포함한 중앙관서별 결산 마감시한인 이달 말 후 산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