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밝혀왔다. 12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중국외교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재차 핵실험을 실시했으며 중국 정부는 이에대해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라는 공식입장을 냈다. 또한 중국은 핵실험에 앞서 지속적으로 북한을 압박해 왔다. 압박의 수위는 전례없이 강경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북한을 제재할 강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 북한의 전체 무역규모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67%에서 2008년 72.9%, 2009년 78.5%, 2010년 82.9%에 이어 2011년에는 89.1%로 급증해 왔다. 중국세관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북·중 교역규모는 전년대비 7% 증가한 60억339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북한의 수출품은 60% 가량이 철광석·석탄 등 광물이다. 북한의 수입품은 원유와 석유제품·의류·자동차 등 광범위하다. 지난해 북한은 8억 달러 가량의 원유와 석유제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
때문에 중국이 대북 무역통제에 나선다면, 특히 원유수출을 감축하거나 중단한다면 북한은 전쟁수행 능력은 물론 민생안정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실제 중국이 북한의 명줄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이같은 상황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일본 등도 무역을 통한 중국의 대북제재를 촉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현재 강대국으로 굴기하고 있지만 군사력이나 외교력은 덩치에 비해 한참 못미친다. 장거리 공군기를 갖고 있지 않고, 해군력 역시 대양해군의 초기 단계일 뿐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도 구식이다. 그래서 태평양이나 다른 어떤 곳에서도 미국의 군사력과 비교할 수 없다. 이같은 상황에 일본과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필리핀·베트남과 남사군도에서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안정이 국익에 부합된다.
이들 분쟁지역에서 국익을 지켜낼 만한 군사력을 보유하기까지는 한반도의 현상유지가 중요한 셈이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대북무역을 끊어버리거나 감축시킨다면 북중관계는 걷잡을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며 “극단적인 경우 성난 북한이 총구를 중국으로 돌린다면 중국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003년 2차 북핵위기가 불거졌을때 중국은 북으로 향하는 송유관 밸브를 단 3일간만 잠근데 그쳤었다. 주변국의 핵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북한의 핵실험이 부담스럽지만 북한에 섣불리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게 중국의 현실인 것. 또한 대북제재가 북한정권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상황 역시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꾀하는 중국으로는 부담스럽다.
결국 중국은 국제여론을 의식해 유엔 제재에는 동참하겠지만 북한 체제를 뒤흔들만한 제재에는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중국이 개별적으로 북한을 제재할 가능성 역시 회의적인 상황이다.
베이징 외교가 관계자는 “중국이 북한의 내부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미국과 비등할 정도의 군사대국으로 올라서기 전까지는 북한에 대해 현실적으로 강경한 제재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이번에도 과거 1·2차 핵실험때의 반응과 대동소이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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