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이달 기준금리 동결…연 2.75%(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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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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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박선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넉 달째 동결이다.

금통위가 금리를 묶어둔 것은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데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쓰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경제를 살펴보면 우선 미국의 재정절벽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의 경기상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유로존 각국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빌린 장기 대출(LTRO)을 조기 상환한 것 등이 그 사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앞으로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성장의 하방 위험으로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긴축 등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아울러 영란은행(BOE)과 ECB, 호주 중앙은행(RBA) 등 주변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점도 금리를 제자리에 머무르게 했다. 대외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해외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환율 하락을 유도해, 수출업체에는 악영향을 끼친다.

국내 경제지표도 미약하게나마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제조업 생산이 TV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4% 늘면서 광공업 생산도 전월보다 1.0%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0.1% 오르는 등 생산 부문에서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도 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9.9% 늘어났고 건설투자 역시 공공기관 청사 착공 확대 등으로 5.8% 증가해 투자 부문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

1월 수출은 중국과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1.8% 증가했다.

이와 함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박근혜 정부는 오는 25일 공식 출범한다.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경제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 상황에서 경제를 흔드는 것은 부담이 크다. 정부의 정책 방향에 공조해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인하 카드를 아껴놓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인하 요인으로 꼽히던 환율 문제도 최근 상승곡선을 그리며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 1%대에 머무르고 있는 소비자물가 등도 인하에 대한 부담을 낮춘 것으로 판단된다.

당초 시장에서도 금통위가 이달은 쉬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2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4%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하지만 한은이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계속되고 있다. 더딘 경기 회복세와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되고 있는 엔저 쇼크 등이 인하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새 정부 출범 후에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듯하다"며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통화정책이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새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이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점은 변수다.

오석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6월경인 2분기 중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통화정책 및 경기부양책의 틀이 마련되면, 추경과 맞물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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