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화 대가 이두식 교수 별세.."믿을수 없는 비보..미술계 큰별 졌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2-25 11:3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미술협회장, 발인 26일 오전 10시30분 인사동 사거리에서 노제 거행

한국 추상화 대가이자 미술계 마당발로 통하는 생전의 이두식교수가 자신의 '잔칫날'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welcome to my world, w'ont you come on, miracles i guess, still happen now and then….
전화속에선 대한항공 CF로 유명한 짐모리스의 'welcome to my world'만 반복됐다. 그의 목소리는 끝내 들리지 않았다.

한국추상화의 대가 이두식 화백이 23일 오전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향년 66세.

느닷없고 갑작스런 소식에 미술계 인사들은 "믿을수 없는 비보"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작품 제목처럼 '잔칫날'같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1984년부터 모교인 홍익대에서 회화과 교수를 지내던 고인은 오는 28일 정년퇴임식을 앞두고 있었다.

정년퇴임 기념전을 앞두고 "교수로 있을 땐 후학 지도라는 임무가 있었지만 이젠 그런 사명감에서도 벗어났기 때문에 마음 놓고 작품에만 매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언론과의 인터뷰는 마지막 육성이 됐다.

22일 제자들이 마련해 준 자신의 퇴임 기념전 개막식에 참석했던 그는 “정년으로 강단을 떠나는 것은 아쉽지만 새로운 출발선에 선 심정이라 설렌다. 달라진 그림을 내놓을테니 기대해 달라”며 더욱 의욕을 보였던 그날 밤, 그는 경기 구리시 자택에서 잠든 후 그대로 떠났다.

장례위원장인 한국미술협회 조강훈 이사장은“아침에 가족이 깨우러 갔더니 이미 숨이 멎어 있는 상태였다. 전시 준비를 비롯해 그동안 많은 일을 하느라 과로한 끝에 심장마비가 왔다는 게 병원의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21일 오후 5시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정년퇴임식에 참석했던 고인의 동료와 지인들은 "여전히 활기가 넘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할일이 많은 분인데 ….미술계 큰 별이 졌다"며 안타까워했다.

경북 영주 출신으로 사진관집 아들이었던 고인은 홍익대 미대와 대학원을 나왔다. 지난 1960년대 말 본격적으로 화단에 진출한 이후 40여년간 한국 추상미술의 맥을 이어왔다.

화려한 오방색이 뿌리듯 튄 그림 ‘잔칫날’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지난 수년간 중국 베이징과 선양 등지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활방한 작품활동을 펼쳤다.왕성한 활동으로 개인전만 70회를 열었다. 오는 4월에는 예술의전당에서 대규모 회고전도 준비하고 있었다.

자타 공인 패션감각을 자랑하는 그는 큰 우락부락한 인상과 큰 덩치로 '고릴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힘있는 추진력으로 인기작가이면서‘미술계 마당발’로도 유명했다. 그동안 역임한 직함만 100여개가 넘는다.

가는 곳마다 ‘최초’라는 기록을 남겼다. 40대 후반인 48세에 한국미술협회 최연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또 배구 사랑이 남달라 미대출신으론 처음으로 '대학 배구연맹 회장'도 맡기도 했다.

오방색이 축포 터지듯 화려한 작품 '축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이름을 새겼다.
‘아시아 지역 화가로는 유일하게 '축제‘가 이탈리아 로마 플라미니오역에 가로 8m 벽화로 설치됐고, 2003년 베이징미술관 컬렉션 이후 2008년 상하이시 정부가 한국 작가론 처음으로 10년간 아틀리에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왕성한 활력과 추진력으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재선임되어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빈소는 서울 반포동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31호). 부인은 10년전에 사별했다. 유족으로 미술가인 아들 이하린(건국대 도자공예 교수), 이하윤(자영업)씨가 있다. 발인은 26일 오전 7시. 장례는 미술협회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일인 26일 오전 10시30분 인사동 사거리에서 노제가 거행된다(02)2258-5940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