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정부 조직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정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초기 GH노믹스에 대한 포괄적 밑그림은 조원동 경제수석이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조 수석은 25일 박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직후부터 청와대에서 외교사절 접견에 배석하며 업무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다음달 8일 청문회 일정이 잡혔지만 임명동의안 등을 거치면 다음달 중순부터 업무가 가능하다. 내부 인선 등 재정부 내부 조율이 완료될 때까지 경제정책을 수립하기에는 사실상 ‘개점휴업’인 셈이다.
정부 안팎에서도 창조경제 초기 밑그림은 조 수석이 맡을 것이라는 견해가 높다. 무엇보다 환율, 금융 등에서 박 대통령 의중을 잘 헤아릴 줄 아는 최측근이라는 점도 초기 경제컨트롤 타워에 근접해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체로 정권 초기에는 수석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수석이 대통령 의중을 파악해서 각 부처 교통정리 하는 큰 그림을 잡는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그동안 한국형 토빈세 도입 등 굵직한 거시경제에 대해 소신 있는 행보를 보였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소극적인 전망을 내놓을 때도 긍정적, 부정적 견해를 확실히 밝혀 주목을 받았다.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의 경우 비관적이라는 견해를 분명히 내비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바닥권을 친 것이 그나마 좋은 징후겠지만 경제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고 유럽경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제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 재정절벽, 유럽 부채위기, 중국경제 연착률 여부를 꼽았다. 이들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박근혜 정부의 거기경제 정책이 수립될 전망이다. 조 수석은 적어도 4~5년간 성장동력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책에 대해서는 정부 역할론을 내세우고 있다. 중앙은행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적극적인 재정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경제민주화와 같은 이념적 정책슬로건 대신 구체적 정책제시를 통해 정책 불확실성을 확실히 제거해야한다는 게 조 수석 스타일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과 함께 중기적 재정건전성을 확실히 담보하는 정책 밑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규제완화 등 개혁정책의 지속적 수행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토빈세 등 금융권 강화에도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조직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정책은 당분간 조 수석의 밑그림이 반영될 공산이 크다”며 “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창조경제를 조 수석이 어떻게 구상하느냐가 초기 경제컨트롤 타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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