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구정 설계> (7) 고재득 성동구청장 "아이 키우기 가장 좋은 보육·교육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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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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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수도권 축산물 유통량의 70% 가량을 담당한다. 줄지어 늘어선 3000여개의 점포에 종사자수는 1만명이 훨씬 넘는다. 연간 약 200만명의 발길이 이어지고 반세기 전통을 자랑하며 명물로 거듭났다. 여기는 마장축산물시장이다. 성동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명 가운데 한 곳이다.

또 관내에는 상가·업무 기능이 발달한 왕십리 일대, 공장 밀집지역인 성수동이 있다. 올해 성동구는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교육도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고재득(67) 성동구청장은 "보육시설은 1개동에 3개소 이상으로 늘리고 맞벌이 가정을 위한 구립보육시설 설치에 나설 계획"이라며 올해 역점 사업을 밝혔다. 이를 위해 고 청장은 "국공립어린이집은 새로 만들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아파트단지 내 의무보육시설을 구립으로 신설하거나, 기존 민간어린이집을 구립으로 전환토록 하자는 것"이라고 추진방안을 설명했다.

고 청장은 누구보다 지역사정을 잘 안다. 스스로나 주위에서도 그렇게 평가한다. 민선 1~3기 시절에 내리 3번의 수장을 맡은 화려한 이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 고 청장이 어떻게 하면 미래의 주역들을 잘 기를 수 있는지 본인에게 물었고 역점과제로 추진 중이다. 신규 구립어린이집은 지난해 5개소 문을 열었다. 연내에 12개소가 추가되고 2015년까지는 총 32개소(공동주택 24곳, 일반주택 8곳)로 늘려 총 63개소를 갖출 예정이다.

계획이 예정대로만 되면 공보육 분담률은 현 35% 수준에서 60% 이상으로 획기적인 향상을 이룬다. 향후 3년간 예산 500억여원이 절감되고 서울시 전체로 확대될 땐 약 1조원을 아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한 공보육 확대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해 전국에 파급되고 있다.



구는 호당(湖堂)의 전통을 계승한 '동호 독서당 건립'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조선시대 전문 독서연구기구인 호당은 세종 때 집현전 소속 문신들에게 휴가를 줘 독서와 학문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사가독서제(賜暇讀書制) 일환이다. 같은 맥락에서 구민에 책 읽는 분위기를 전파시키는 한편 문화 혜택의 폭을 넓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다. 간단히 정리하면 현대적 의미의 평생학습 장소이다.

고 청장은 "구민들의 늘어나는 복지요구에 따라 행정환경도 이를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며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전달체계 확립으로 복지 체감도를 한층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 주민센터의 현장 복지 기능도 강화된다. 지난해 9월 조직개편을 통해 주민센터 업무를 대(對)구민 위주로 과감하게 바꿨다. 이를 위해 청소, 토목, 치수 등 분야는 구청으로 이관시켰다. 단 한명의 구민이라도 소외받지 않도록 복지사각지대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

보건소는 평생건강관리센터로 탈바꿈됐다. 불규칙한 일상과 인구 고령화로 질병 발생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보건소는 예방의료에 더욱 중점을 둔다. '으뜸 건강도시 성동'을 구현하려는 노력은 차츰 결실로 드러나고 있다. 유아, 학생, 임산부, 노인 등 생애주기별 맞춤식 건강관리와 다양한 검진 및 운동사업을 벌여 '건강특별시 서울프로젝트'의 최우수구로 뽑혔다.

올 1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의 체육활동 참여 유도와 체력수준 향상을 위해 진행하는 '국민체력 100사업' 거점체력센터로 선정됐다. 국비 2억원이 주어진다. 이 역시 '복지성동'을 표방하는 고 청장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가 높게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구청 3층 330㎡ 면적에 개소하는 평생건강관리센터가 해당 부처와 담당자의 이목을 끌었다. 누구나 쉽게 체력을 점검하는 맞춤형 의료체계의 이미지가 담겼다.

고 청장은 "언제 어느 때에나 편안한 차림으로 다닐 수 있는 곳에 작은도서관이 위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2005년부터 권역별로 작은도서관을 짓기 시작해 아직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성동구립·금호·용답도서관을 비롯해 구청 무지개도서관, 성수문화복지회관 내 성수도서관 등 어느 동네를 가든 책의 향기를 접할 수 있다. 심지어 주민센터는 유아들의 놀이터를 겸한 독서공간으로 변신했다.



고 청장은 주민과의 갈등 요소로 재개발사업을 들었다. 개인 이익을 좇으면서 행정기관 또는 구민간에 견해차로 충돌한다. 왕십리뉴타운의 경우 구역이 지정된 후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더욱이 앞으로도 낙관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분쟁과 반목으로 인해 지역커뮤니티가 단절되고 심지어 붕괴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난관을 해소 또는 조정하기 위한 '성동 열린 재개발학교'가 2011년 1월 개교했다. 동네 곳곳이 정비되는 관련 정보를 알려주고 구민 권익을 보호하려는 토론의 장인 셈이다. 구민, 조합원, 시공사 등 모두 160여명이 과정을 거쳤다. 대표적으로 금호15구역 관련한 소송이 조합과 조합원간 원활한 소통으로 크게 줄었다.

"1995년 광진구와 분구되면서 인문계 고등학교가 2개만 남아 중·고교생 자녀를 둔 구민들이 대거 이웃동네로 이사를 떠났습니다. 당시 불가항력적 상황이었지만 가슴 한켠이 무척 답답했었죠. 이제 더 이상은 교육 때문에 성동을 떠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고 청장이 강남과 강북 사이의 불균형 해소가 시급하다는 인식하에 제일 중점을 둔 게 명문고 육성 및 전반적 교육환경 개선이다.

과거 남자 일반계 고교가 전무해 인근 지역으로 학교가 배정될 만큼 열악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일반계 고교 유치에 나서 2004년 경일 중·고등학교(남녀공학)를 개교하고, 2006년 한양여고가 남녀 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한대부고로 전환됐다. 이 학교는 최근 자립형사립고로 바뀌었다. 2007년 덕수정보산업고는 종합고교로 개편할 수 있었다.

벌써 15년 가까이 성동구에서 일한 고 청장은 구민과 구청 직원들에게 일자리 창출 등 모든 성과의 공을 돌렸다. 자신을 믿고 따라준 덕분이라고 봤다. 고 청장은 "주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훌륭한 행정이라 본다. 현장 중심에 창의적이면서 투명한 구정을 위해 소신껏 일하겠다"고 피력했다.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법대를 나와 고려대와 한양대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민주당 시절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0년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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