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무원이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한 올해 예산안에 따르면 국방예산은 지난해 실제 집행된 국방예산 6506억300만위안보다 10.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8%와 올해 GDP증가율 목표 7.5%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중국 국방비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지난 2010년을 제외하곤 1989년부터 24년째 두자릿 수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 1994년과 2006년 두 차례는 각각 29.34%, 20.38%를 기록해 2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은 11.2%, 2011년에는 12.8%였다.
지난 1980년 당시 전체 예산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달하기도 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현재 6%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국정부의 설명이다. 중국의 국방비는 지난 2005년 처음으로 일본을 제친 데 이어 지난해 3월 전인대에서 국방비로 6702억7400만위안(당시 환율 기준 1060억달러)을 책정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아시아 국방 지출 2000~2011’ 보고서에 따르면 이기간동안 중국의 연평균 국방비 지출 증가율은 13.4%로 한국(4.8%)·인도(3.6%)·일본(3.5%)보다 크게 높았다.
특히 중국은 첨단 무기 개발비를 다른 부처 예산에 편입해 국방예산을 축소포장한다는 것이 미국등 서방의 판단이다. 중국은 외부의 시선을 의식, 국방비를 각종 연구개발, 우주개발 예산 등에 숨기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실제 국방비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국방예산의 2배 정도가 될 것으로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또 오는 2015년에는 중국의 국방비가 아시아 12개국(한국·북한·일본·인도·대만 포함)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2382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영국 군사정보 분석기관 IHS 제인스가 지난 2월 낸 보고서를 통해 추정한 바 있다.
중국은 국방비를 이용해 항공모함 및 스텔스 구축함 추가 건조, 각종 미사일 개발 및 개량, 차세대 전투기 및 대형 수송기 개발 등 원거리 전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의 아태지역 패권경쟁 무대가 서태평양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고 남아시아와 인도양 진출확대를 추진하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국방예산이 GDP(국내총생산)의 1%대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GDP 대비 2%를 넘는 미국 등에 비해 낮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중국은 자국이 세계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결코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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