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차 분양에서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3차 분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지만 수요자들이 외면하면서 대규모 미달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7일 이번 3차 동시분양에 대한 1~3순위 청약 결과 총 590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728명이 접수해 평균 청약경쟁률은 0.8대 1에 그쳤다.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2개 단지까지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것을 감안할 경우 아파트 1개 단지당 실제 청약경쟁률을 더 낮아질 전망이다.
호반건설과 대우건설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동탄 호반베르디움 2차'는 5개 주택형 917가구에 1089명이 접수, 평균 1.1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호반건설은 지난 1차에 이어 동탄에서만 2번 연속 순위내 청약 마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동탄2신도시 푸르지오'도 1309가구 모집에 1439명을 끌어모으며 평균 1.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체 7개 주택형 가운데 전용 59㎡C를 제외한 6개 타입이 마감됐다. 잔여물량은 100여가구에 그쳤다.
중대형 위주 평면을 내놓은 롯데건설은 1·2순위 0.2대 1에 그쳤지만 3순위에서 122㎡형 일부 타입을 털어내는 등 선전했다. 잔여 물량은 1100여가구에서 600가구로 줄였다. 이밖에 대원은 135㎡를 제외한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신안·EG건설도 모든 주택형에서 미달 사태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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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 공급하는 '동탄2신도시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전경. [사진제공 = 대우건설] |
이번 대규모 청약 미달의 원인은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공급이 이뤄져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졌고 입지 자체도 시범단지 밖이어서 KTX동탄역과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지난해 8월 1차 합동분양에서는 우남건설·호반건설·KCC건설·GS건설·모아종합건설 등 총 5개사가 참여해 4103가구를 공급했다. 같은해 11월 2차 합동분양에서는 한화건설·계룡건설·금성백조주택·대원 등 총 4개사 3456가구가 선보였다. 3차 분양 후에도 포스코건설과 반도건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서울·수도권 분양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순위내 청약 마감이 쉽지 않은데다 동탄2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공급이 이뤄지면서 수요가 많이 해소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데 분양가는 예상보다 높았던 점도 발목을 잡았다. 3차 분양 평균 분양가는 3.3㎡당 1043만원 선으로 동탄역을 걸어서 갈 수 있는 시범단지가 위치했던 2차 분양(3.3㎡당 평균 1041만원), 1차 분양(3.3㎡당 1028만원)보다도 비쌌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3차 분양 입지가 상대적으로 외곽이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분양가는 비싸다보니 수요들이 외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말 분양 예정인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내 '동탄역 더샵센트럴시티'와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도 많다는 분석도 있다. 이들 두 단지는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대에 책정될 전망이다.
성재호 '동탄역 더샵센트럴시티' 분양소장은 "이번 3차 동시분양의 경우 입지가 KTX동탄역과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어 현장 분위기가 차분한 편이었다"며 "하지만 곧이어 분양하는 시범단지 물량은 입지가 뛰어나기 때문에 청약자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기대감이 높았던 동탄2신도시 청약이 부진함에 따라 향후 분양 시장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이번 동탄2신도시가 기대 이하의 청약 결과가 나온 것은 새정부 출범에 따른 부동산 활성화 기대감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올해 분양 시장도 세종시 등 대규모 호재가 있는 곳이 아니라면 본격적으로 살아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동시분양이 대거 미달됐지만 수요가 많아 계약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3차 동시분양 협의체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는 수도권 남부지역 최대 주거단지로 미래 가치가 높은 만큼 계약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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