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천282년만에 처음이다. 또한 미주 대륙에서는 가톨릭 교회 2천년 사상 첫 교황이 탄생한 것이다.
교황 선출은 전날 개막한 이번 콘클라베에서 5번째 투표 만에 이뤄진 것이다.
새 교황 선출은 265대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따른 것이다.
새 교황은 교황 즉위명으로 프란체스코를 선택했다. 새 교황이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성인의 이름을 딴 즉위명을 선택한 것은 그가 청빈한 삶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로마 교황청은 프란체스코 1세의 즉위미사가 19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황 프란체스코 1세는 성 베드로 성당의 발코니에 나와 축복을 전하는 ‘우르비엣 오르비(Urbi et Orbi 바티칸시와 전 세계에게)’에서 “좋은 저녁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어가 섞인 라틴어로 “여러분이 알듯이 콘클라베는 로마에 주교를 앉히는 것이다. 동료 추기경들이 나를 찾기 위해 다른 세상의 끝으로 간 것처럼 보인다”고 가벼운 농담을 건넸다.
새 교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위해 기도했다.
12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게 된 프란체스코 1세는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 대주교를 맡고 있으며 성직 기간 대부분을 고국인 아르헨티나에서 교회를 돌보는 목자로서 활동했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초 교황 유력 후보군에 전혀 이름이 거론되지 않아 그의 교황 선출은 의외라는 것이 이탈리아 현지와 세계 언론의 반응이다.
한홍순 주교황청 한국 대사는 “예상보다 빨리 새 교황이 선출됐다”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분이 새 교황을 선출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든 수만 명의 신자들과 관광객들은 이날 저녁 콘클라베가 열린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자 환호를 질렀고, 이어 성당 교회 종소리가 울렸다.
아르헨티나인들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라틴 아메리카 가톨릭의 승리”라며 환호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축구영웅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에 비유하며 ‘아르헨티나 최대의 경사’로 표현했다.
아르헨티나는 헌법상 가톨릭을 국교로 채택하고 있다. 2010년 현재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 4천만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70%를 넘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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