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신세계 인재개발원 주변에 '알박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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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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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야 4만4215㎡ 매입…부동산 알박기 의혹 증폭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부동산 알박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신세계 인재개발원 주변의 땅을 매입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 소유 부지는 인재개발원과 인접, 향후 증축이나 리뉴얼을 할 경우 신세계 측에서 매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입로 주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지의 모양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알박기 형태"라고 설명했다.

오는 26일 청문회 불참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 출두에 앞서 또 하나의 근심거리가 생긴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999년 4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창리 산43-1 임야 4만4215㎡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보유한 부동산은 신세계 인재개발연수원 바로 옆 기역(ㄱ)자 형태로 이뤄져있다. 매입 당시 공시지가는 1㎡당 5570원으로 현재는 3배 가량 상승한 1㎡당 1만6800원이다.

정확한 매입 가격은 대법원 부동산 등기등본 전산자료에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과거 경매 매물가격이 공시지가의 2.5배 수준에서 책정됐던 점을 감안하면 매입가는 5억~6억원 수준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업자들의 의견이다.

현재 신세계 인재개발원 부지의 공시지가는 1㎡당 24만1000원으로 당장 매각해도 1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업계에서는 그룹이 인재개발원을 확장할 경우, 정 부회장이 자신 소유의 땅을 그룹 측에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부지 매입 당시 정 부회장은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실에서 상무 직위를 맡고 있었다.

이와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계열사를 상대로 부동산을 팔아 시세차익을 거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떤 목적으로 해당 부지를 매입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인재개발원을 확장할 경우 그룹에게 제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매년 수십억씩 배당을 받는 오너 일가가 100억원의 차익을 거두기 위해 계열사를 상대로 부동산을 파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재개발원을 확장하기 위해 부지를 사야 한다면 정확하게 공시지가대로 매입할 것"이라며 "그룹은 지금 당장 매입할 계획이 없고 공시지가보다 비싸게 사지도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신세계 측의 설명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명희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 소유의 청담동 빌딩을 계열사에 임대, 막대한 임대료를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청담동 빌딩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한 브랜드 몽클레르 매장이 입점해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이명희 회장에게 30억원의 보증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명희 회장 건물 옆 빌딩인 79-13번지도 딸인 정유경 부사장이 지난 2004년 매입했고, 이 역시 그룹이 운영하는 수입 브랜드 편집숍인 분더샵에 임대했다. 매월 임대료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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