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자제품은 가격경쟁력을 갖춘데다 기술력이 향상돼 품질도 국내 업체들의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패널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발 수요 증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의 5월 대공습이 국내 전자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中 전자업계, 노동절 특수를 잡아라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TV 제조업체들이 오는 5월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 최대 성수기인 노동절 특수를 겨냥한 조치다.
중국은 노동절인 5월 1일을 전후해 3~4일간 연휴를 즐긴다. 노동절 연휴기간 중에는 TV 등 전자제품 수요가 급증한다.
중국 TV 제조업체들은 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새로 출시하고 기존 제품에 대해서도 가격할인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UHD TV의 경우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해외 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중국의 에너지 보조금 정책이 오는 5월 종료되는 것도 TV 제조업체들이 프로모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제품을 구매할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던 정책이 종료되면서 TV 제조업체들은 이번 노동절 연휴기간을 마지막 프로모션 기회로 여기고 있다.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영업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노동절 연휴기간 중 핸드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5% 급증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비중은 71.5% 수준이었다. 올해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韓 전자업계, 우려과 기대 공존
국내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업체들이 전면에 내세운 UHD TV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관련 제품을 판매 중이다.
그러나 삼성전자(85인치)와 LG전자(84인치)가 초대형 제품을 내놓은 반면 중국 업체들은 시장 접근성이 높은 50인치대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도 200만원대로 국내 업체들의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산 UHD TV가 틈새시장을 파고들면서 가격 하락세를 주도할 경우 국내 업체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UHD TV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대거 출시될 경우 삼성과 LG 등의 업체들도 가격을 책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발 수요 증가 움직임이 반가운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3월 하반월 TV용 LCD 패널 가격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평균 0.4% 하락했다. TV용 패널 가격은 올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의 가동률은 90%를 웃돌고 있다. 중국 노동절 기간 중 TV 수요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가동률을 낮추지 않는 이유는 중국발 호재 때문”이라며 “패널 출하량은 4월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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