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부동산 대책' 기대감에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동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아주경제DB] |
아주경제 김현철·권경렬 기자= "4·1 부동산 대책안이 국회에서 빨리 통과해 시행만 되면 시장 분위기가 확 살아날 것 같습니다."(서울 강남구 개포동 스타공인 송보경 대표)
"부동산 대책 기대감에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도 조금 오르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눈치싸움이 치열하네요."(서울 송파구 가락1동 청구공인 정미선 대표)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에 봄볕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정부의 '4·1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과 목동, 분당신도시 등지의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호가(부르는 가격)도 소폭 상승세다.
정부가 양도소득세 감면을 기존 주택까지 확대하고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금융 규제도 완화하기로 한데다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까지 전면 허용하면서 거래 활성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42㎡형은 올해 초부터 1억원 가량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현재 6억7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4·1 부동산 대책 효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전망이다.
개포동 스타공인 송 대표는 "대책 발표 하루만에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 들이기 시작했다"며 "이번 대책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될 경우 매수세가 따라붙으면서 실제 거래가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주택시장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목동 월드공인 이희창 대표는 "관망세이던 매수자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며 "오늘 하루 매입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았다"고 전했다.
리모델링 수직 증축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분당·일산신도시 부동산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매수세와 가격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지만 매입·매도 문의는 예전보다 두배 가량 많아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정부는 15년 이상 아파트에 대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범위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분당·일산·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중 2만여 가구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 느티마을 공인 관계자는 "대책이 나온지 하루 밖에 되지 않아 아직 시장 움직임이 활발하지는 않다"면서도 "리모델링 활성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거나 정부의 정확한 지침이 나오면 매매시장 분위기는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서울 개봉동 '개봉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올해 안에 9억원 이하의 신규·미분양 주택을 사면 향후 5년간 양도세를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분양 물량 매입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분양업체 관계자는 "단기간에 공급 물량이 몰린데다 시범단지가 아니어서 수요자 반응이 냉랭했다"며 "하지만 이번 대책 발표 이후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어 이번 주말부터는 수요자들이 본격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가 활성화더라도 집값이 본격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거래 활성화로 쌓인 매물이 소화되고 시장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나 가격이 본격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대책이 경기 회복 등 경제의 기초체력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만성적인 수요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나온 것인 만큼 효과 역시 그동안 쌓여 있는 매물 소화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정부 대책의 적용 시점이 소급 적용되는게 아니라 국회 소위 통과부터기 때문에 그 전까진 오히려 거래가 멈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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