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현대·기아차가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에 들어간다. 이번 리콜이 제2의 도요타 리콜 사태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3일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약 190만대의 차량에서 브레이크등 스위치와 에어백 관련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4일에는 국내에서도 브레이크등 스위치 결함으로 약 16만대의 리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123만대의 약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에서 리콜되는 차량은 현대차는 △2007~2009년 생산된 엑센트 △2007~2010년 생산된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2011년 생산된 쏘나타 △2007~2009년 생산된 투싼 △2007~2011년 생산된 싼타페 △2008~2009년 생산된 베라크루즈 △2010~2011년 생산된 제네시스 쿠페 등 총 105만9824대다.
이와 별도로 현대차는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생산된 엘란트라를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 엘란트라는 사이드 에어백이 터질때 충분히 부풀지 않아 탑승자가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발견됐다.
기아차는 △2011년 생산된 옵티마(국내명 K5) △2007~2010년 생산된 론도(국내명 카렌스) △2007년 생산된 세도나(국내명 카니발) △2007~2011년 생산된 쏘렌토 △2010~2011년 생산된 쏘울 △2007~2010년 생산된 스포티지 등 총 62만3658대를 리콜한다.
국내에서 리콜되는 차량은 구형 아반떼와 구형 싼타페 등 현대차 11만여대, 구형 카렌스 등 기아차 5만여대를 포함해 총 16만대 규모다.
이번 리콜 사태는 지난해 신속한 대응으로 비교적 순조롭게 해결된 연비 과장 문제와 달리 차량의 안전과 관련이 있으며, 해당 차량 숫자도 많아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대규모 리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했던 도요타처럼 현대·기아차도 올해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가 리콜을 결정한 차량은 미국 190만대, 한국 16만대이지만, 향후 세계 각국에서도 리콜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리콜 대상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늑장대응 논란에 휩싸였던 도요타와 달리 현대·기아차가 이번 리콜 사태에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세계 각국의 리콜 규모를 파악 중”이라며 “나라마다 법규와 모델이 다르지만 이를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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