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펀드 출자금 조성에 관여한 점을 인정한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앞선 재판에서 출자에 대해 잘못 말씀드린 점 사죄드린다”며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변호인은 “펀드 조성자가 곧 선지급금 인출자로 이어지는 구도에서 어쩔 수 없는 진술이었다”며 “다만 횡령 혐의가 붙은 펀드 인출에는 관여한 바 없고 인출 자체를 알지 못한 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태원 SK 수석부회장도 말을 바꿨다. 최 수석부회장은 “법적 책임이 낮을 것으로 판단해 방어막이 되기로 하고 수사기관과 재판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줄곧 펀드 출자와 인출은 자신이 주도했고 최 회장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최 회장 형제의 말바꾸기는 항소심 변호인이 김앤장에서 태평양으로 교체되면서 변론 전략이 수정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의 위증이 명백해졌다”며 “책임을 물어 거짓말 퍼레이드를 막겠다”고 날을 세웠다.
또 “재벌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된 것처럼 강변하지만 자금출처와 용처를 보면 개인적인 재산 범죄에 불과하다”며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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