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며 시즌 후 경질 예측이 나돌던 만치니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감독이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과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맨시티는 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구에로의 결승골에 힘입어 맨유를 2:1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로 맨시티는 선두 맨유와 승점 차이를 12점으로 좁히며 역전 우승의 불씨를 지켰다. 반면 지난해 11월부터 18경기 연속 무패 행진(16승2무)을 이어온 맨유의 기록은 지역 라이벌에 의해 멈췄다.
이번 경기는 맨체스터 더비란 이슈 외에도 맨시티는 역전 우승 가능성 살리기, 맨유는 우승 가능성 굳히기라는 상반된 기대감을 갖고 맞붙는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리그 종반에 다다른 상황에서 승점이 15점이나 앞서는 맨유의 우승 가능성은 당연히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맨시티의 공격력이 한껏 물오른 상태인데다 지난 2011~2012시즌에도 승점 8점차로 맨유에게 뒤지던 상황에서 이를 뒤집은 전례가 있다. 여기에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맨유 홈구장에서 맨유에게 ‘1:6 치욕’을 안긴 경험도 있다.
이날 경기 직전 만치니 감독은 “우승은 힘들다. 다만 맨유와 승점이 15점이나 차이날 만큼 우리가 못하진 않는다”며 “그래도 지난 시즌 6:1로 이겼다. 이는 이후 200년 동안 맨시티 팬들의 입에 회자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나는 단 한번도 당시 경기를 다시 보지 않았다. 이미 당시 악몽을 잊었다. 그 경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날 경기의 승자는 만치니 감독이었다. 만치니 감독은 지역 라이벌과의 승리를 통해 부정적 여론을 잠시 잠재웠다. 반면 퍼거슨 감독은 지난해 수준의 대패는 아니지만 무패 행진이라는 기분좋은 기록이 지역 라이벌에 의해 중단되는 쓴맛을 봐야 했다.
맨시티와 맨유의 남은 경기는 각각 7경기씩. 맨체스터 지역 라이벌의 우승 다툼에 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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